로맨스로 스타 작가 - 웹툰·웹소설·영화·드라마, 모든 장르에 먹히는 로맨스 스토리텔링
리 마이클스 지음, 김보은 옮김 / 다른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로맨스에 대해서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이유에는 인스타툰과 드라마가 있었다.

달달하고 포카포카한 이야기를 올리는 인스타그램 작가님들의 이야기는 매력적이었다.

도깨비, 서유기, 계룡선녀전, 구미호뎐과 같이 tvN에서 하는 로맨스물은 달콤했다.

하지만 최근에 철인왕후의 결말에 좀 놀라면서 로맨스물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아니, 어떻게 저런 식으로 결말을 낼수가 있어!?"

좀 어이가 없는 결말에 그동안 느꼈던 감동조차 증발되자 이럴 바엔 내가 로맨스를 쓴다!라는 어마무시한 생각을 해버렸다. 말로 뱉은 겸에 도전하자는 마음에서 <로맨스로 스타 작가>를 읽었다. 솔직히 예상보다 로맨스가 체계적이고 깊은 장르라는 사실을 알아서 놀랐다.

드라마와 웹툰은 하도 많이 접해서 거부감이 없었지만 로맨스 소설에 대해서는 편견이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늘 같은 스토리에 등장인물들만 바꿔서 나오는 가볍게 읽을 이야기로만 로맨스 소설을 생각해왔다. 내가 봐 왔던 드라마들조차 잘 살펴보면 공통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래서 작가님이 먼저 이 점을 꼭 집어 고정관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정콕이 찔렸다. 이는 개요 작성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글이 건축물이라면 개요는 설계도이며, 소재는 핵심 기자재, 주제는 클라이언트의 요구 사항이나 마찬가지다! 로맨스 소설도 따지고 보면 글에 속한다. 약간 특색이 강한 글일 뿐이다.

따라서 로맨스 소설을 작성할 때도 개요가 중요함이 당연하다.

그런데 나는 로맨스 소설을 얍잡아 보아서 개요도 없다고 생각해버렸다.

글쓰기를 좋아한다고 자부한 만큼 씁씁했다.

물론 여기서 창작자로서 글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반성은 끝나지 않았다.



나는 로맨스 소설을 쓰기 위해서 수집해야 하는 정보의 종류와 자주 쓰이는 스토리쇼잉 기법에 대해서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정말 별의별 정보가 로맨스 소설을 쓰는데 필요했다.

인터넷, 경혐, 수기, 자서전, 사전 연구 및 인터뷰, 교과서, 메뉴얼, 실용서, 역사서

대학교에서 과제할 때보다 많은 양의 정보를 찾아한다는 사실에 창작자로서 1패를 했다.

"내가 그림을 그릴 때조차도 이렇게 많은 자료를 찾지 않았는데...로맨스 소설 쓰기에 이 정도 정보가 필요하다니!" 로맨스 이야기를 쓰기 전에 정보 수집에 있어서 반성을 하는 계기였다.


스토리쇼잉 기법은 말 그대로 보여주기이다.

연극에서 배우와 배경만 보고도 대략적인 흐름을 파악하듯이, 소설 속에서 몇 가지 세부 사항만을 주어 독자들이 짐작을 하게 하는 기법이 스토리쇼잉이다.

나는 스토리쇼잉 기법 부분을 읽으면서 개요에 스토리보드를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 로맨스 소설은 수많은 장면의 연속이며, 개요는 특정 장면 묶음의 집단이었다.

서로 연관이 있음에도 늦게 알았다는 점에서 창작자로서 2패를 맛 봤다.



내가 보았던 거의 모든 드라마들이 위의 관계도를 따라감에도 나는 그것이 비슷한 플롯이라고만 생각하는 실수를 저질렸다. 전체적인 뼈대는 같을지라도 끼어넣는 유리의 색에 따라서 다른 느낌을 주는 스테인트글라스가 바로 로맨스 소설이었다. 위의 구조? 공식?을 본 이후부터 이햐가 되기 시작했다. 왜 그렇게 비슷해보이는 tvN 로맨스물에 심장이 뛰었는지!

그렇게 빠져서 애청자가 되었는지! 모두 이 공식에 있었다.



내가 알고 있던 로맨스물이 모두 같은 공식에서 출발하며 일맥상통을 이룬다는 점에서 실전연습조차 특별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뭐가 이렇게 연습 문제가 많은가?란 고민만 많았다. 

그러나 로맨스 소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싹 트면서 실전 연습이 꼭 필요함을 알았다.

전과 같은 시각에서 다른 시각으로 로맨스 소설을 보기 위해서라도 실전 연습은 필수적이다.

직접 실전 연습을 시도하면서 로맨스 소설을 자세히 읽기 시작하면, 로맨스 소설은 기존의 통념과는 다른 개성적인 작품으로 변한다. 

실전 연습을 보는 눈을 기르기 위한 도구였던 것이다!



이는 내가 러브신에 대해서 가지고 있었던 편견을 없애는데도 도움이 되었다.

기존까지 나는 러브신이나 정사신이나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다. 둘 다 성적인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 비슷한 장면이라고 생각했지만 완전히 다른 존재였다.

러브신은 남녀 주인공이 이끌림을 느끼지만 충족되지 않는 신을 의미한다.

반면에 정사신은(책에는 안 나왔지만) 성적 긴장감이 해소되는 중인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성적 긴장감이 존재하는 장면과 성적 긴장감이 진하게 해소되는 장면이 무척 다른데도 나는 둘이 같다고 생각해버려서 여러모로 당황스러웠다.


참으로 로맨스 소설에 대한 통념을 깨주는 <로맨스로 스타 작가>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