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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자풀이 100문 100답
이상엽 지음 / 상상마당 / 2020년 12월
평점 :
품절
아직 20대 초반인 내가 삼재를 아는 이유는 가족 때문이었다.
삼재를 맞이한 나를 위해서 부적과 제사를 준비하는 친척
삼재 때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 문제를 맞이했던 부모님 덕분에 나는 삼재를 심히 걱정했다.
왜 하필 입시를 볼 때 삼재란 말인가! 내 대학 입학은 어쩌라고~
걱정이 드는 동시에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번 삼재는 내가 10대 초반에 겪은 삼재보단 약한데? 혹시 삼재는 그저 걱정이지 않을까?
인터넷에 검색해도 안 나오고 주변에 물어볼 사람도 없어서 갈팡질팡할 때 이 책의 첫 질문이 삼재여서 속이 다 시원해지는 기분이었다.
삼재는 옛부터 한 해의 길흉을 점치던 풍습의 흐름에 속하지만 문제점을 가져왔다.
삼재는 인생에서 겪을 수 있는 재난을 3가지로 정리해 놓은 것으로 운명학에 어떤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없다.
삼재에 유독 사건사고가 많아 보이는 이유도 우연 때문이고, 평소보다 신경을 써서 그런 것이었다. 마지막 삼재인 날삼재를 보내는 만큼 걱정이 많았는데 이 책 덕분에 한 시름 놓았다.
하지만 내가 들었던 많은 말들이 맞는 말이어서 놀랐다.

부모님의 지인의 지인이 사주를 볼 줄 아는 사람이었다.
엄마도 나의 사주가 궁금해서 그 분이 고향에 올 때 뵈려 갔는데 의문점이 많은 말을 들었다.
"젊은 애들은 사주를 봐도 정확하지 않아. 좀 나이가 들어서 안정적이게 되면 봐야 해."
그때는 젊은이들은 언제나 바뀔 수 있다는 엄마의 말이 생각나서 그냥 비슷한 의미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진짜인 줄은 몰랐다.
팔자란 태어날 때 가지고 오는 선천적인 기운이지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사람이나 환경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즉 가정환경, 거주지, 친구, 교육, 선생님은 팔자에 들어가지 않는다란 의미다.
젊은이의 경우 위의 요소들이 자주 바뀌기 때문에 따라서 운명도 바뀐다.
그래서 너무 젊은 나이에 본 사주에 연연하지 마라는 조언이었다.
나 자신에게 스스로의 운명을 바꿀 가능성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사주를 믿기보다 행동으로 옮기기로 다짐을 했다.
나는 초고령화를 넘어서 초초고령화 지역에서 자랐다.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이 하는 말을 많이 듣고 살았고 그 중에서 3가지 문장이 기억에 남았다.
"이름은 너무 커서도 안 되고 풀 초자나 달 월 자가 들어가도 안 된다."
"네 할머니는 막손이라서 고생을 많이 했다."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은 눈이 맑고 총기가 흐른다."
어렸을 때는 첫 아이인 내게 좋은 이름을 지어주고픈 부모님의 마음으로, 고운 손을 타고 태어난 만큼 고생은 하지 않길 바라는 어른의 마음으로, 이름만큼 총명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으로 해준 말이라고만 생각했다. 그게 맞는 말인줄은 이 책을 통해서야 알았다.
이름의 인생의 그림자인 만큼 중요하다. 이름이 너무 크면 당사자의 기가 눌린다는 말도 풀 초 자가 들어가면 고생을 드럽게 한다는 말도, 달 월 자가 들어가면 마음에 그늘이 든다는 말도 인생을 평생 같이 하는 존재가 이름이라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손과 발의 모양은 팔자가 좋다는 원인이기보다 살아온 인생의 결과라고 생각했다.
선천적으로 고운 손은 타고나는 부분이지만 어떻게 인생을 사느냐에 따라서 고운 손도 험해질 수 있고, 곱지 못한 손도 고와질 수 있다. 그래서 원인이기보다 인생의 결과로 나는 받아들였다.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이 우글거리는 반에서 고3을 보냈던 만큼 나는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의 특징을 몸소 경험했다. 그들의 눈은 깊고 맑으며 총기가 흘려서 반짝반짝 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눈의 형태와 빛에 따라서 공부를 잘하다고 볼 수 있다는 내용에 격한 공감이 갔다. 그때는 몰랐지만 나도 무의식적으로 그들의 특징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궁금했고 걱정하던 팔자풀이에 대한 쉬운 설명과 좋은 답변이 많아서 속이 정말로 시원해진 <팔자풀이 100문 100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