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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 있는 어원잡학사전 ㅣ 알아두면 쓸모 있는 시리즈
패트릭 푸트 지음, 최수미 옮김 / CRETA(크레타) / 2021년 2월
평점 :
책벌레 생활만 10여년, 어휘력에서 딸린다는 생각은 추후도 없었다.
그러나 나는 가장 좋아하는 작가님의 작품에 어휘력에서 KO패를 당했다.
최애 작가님과 나의 나이차는 40살 이상, 잘 모르는 어휘가 나올거라는 일은 예상했지만 그 범위가 너무 넓었다.
방순하다, 백락일고, 전도양양에서부터 카모플라쥬와 서브미션에 이르기까지 나는 전체 내용을 아우르는 단어 한 개의 뜻을 알지 못해 작품을 읽다가 단어 검색을 하고야 말았다!
그때부터인지 모르는 단어를 검색하는 맛을 알아버렸다.
단어 하나로 글의 내용이 얼마나 바뀌는지 안다면 <어원잡학사전>을 읽는 맛은 배가 된다!
작가님조차 단어를 검색해서 알아가는 맛을 알기 때문이다!
어원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존재가 중국어, 라틴어, 그리스어라고 생각했다.
한국과 일본의 영어 단어인 Korea와 Japan이 중국식 발음에서 왔기 때문이다.
Goreyo(고려)-> 중국식 발음 Cauli -> Corea -> Korea
Nippon -> 중국식 발음 Jih Pun -> Zipangu -> Japan
고려와 일본을 의미하는 단어가 중국식 발음으로 바뀐 다음에 지금의 단어가 되었다는 점에서 과거부터 영향력을 발휘하던 중국의 힘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마트료시카가 그냥 러시아어인줄 알았다.
알고보니 마트료시카는 러시아 여성의 이름이 마트료냐나 마트리오샤를 사용하고 이들은 라틴어 Mater에서 왔다. 어원이 되는 러시아 이름을 더 파고들어서 보니 라틴어가 나왔다.
이 밖에도 다양한 어원에서 라틴어가 나오는 만큼 라틴어의 뿌리깊음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리스어는 꼭 집어서 어떤 단어의 어원으로 나왔다고 할 수는 없지만 라틴어와 비슷한 빈도로 곳곳에 보인다.
도대체 그리스어가 어떤 힘을 가졌기에 이렇게 어원에 자주 나오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내가 이 책에서 강력하다고 느낀 바는 언어뿐만이 아니었다. 문화도 있었다!
일본의 다마고치 게임의 어원이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유명한 게임 하면 생각나는게 마리오 브라더스 시리즈, 소닉 더 헤지옥, 커비, 포켓몬 고인데 다름아닌 영미권 작가님의 책에서 다마고치가 나올 줄은!
Z세대인 나도 애니메이션으로 접한 다마고치가 영미권 작가님도 즐길 정도로 널리 퍼진 게임이란 생각은 별로 없었다. 레고나 마트료시카는 너무 당연하게 의심이 없었다.
그래서 일본 문화가 강력함을 느꼈다.
+
다마고치의 어원 해석을 보면 고로아와세와 같은 말장난을 좋아하는 일본의 특성이 잘 보인다.
그 밖에도 좀 당황스러운 부분도 많고 새롭게 배운 부분도 많았다.
Bob이 로버트의 애칭이자 무언가를 짧게 만드다는 동사이자 빠르게 한다는 형용사란 점
무당벌레의 영어명이 성모 마리아와 관련이 있다는 점
코딩 언어인 파이썬이 비단뱀이란 점
코모도 섬의 어원은 아직 모른다는 점
정말 잡학다식한 어원사전이라 읽는 맛이 다양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