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내내 얼굴이 붉어지는 소설!

365일 ㅣ 365일 1
블란카 리핀스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2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년 이상 모솔인 나는 2가지 점에서 놀라고 1가지 점에서 여주인공이 답답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부터 찬찬히 감상을 늘어놓도록 하겠다.

1. 성욕의 화신들인 남녀주인공

책 뒷표지에 그 넷플릭스조차도 검열에만 2달이 걸렸다는 내용에 처음에는 시큰둥했다.

워낙 19금적인 작품을 내온 넷플릭스인데 어느 작품이라도 검열을 거치지 않을 성 싶었는데...

예상보다 더한 충격적인 장면에 혼이 나가는 줄 알았다.

내 인생에서 이렇게까지 성욕에 충실한 인물들은 처음 읽었다.

아니 아무리 여주인공인 라우라의 시점에서 전개가 된다고 해도, 나의 머리가 3개 달린 분홍색 친구 부분에서 경악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머리가 3개 달린 토끼인 줄 알았으나 그렇고 그런 도구인줄은 상상이나 했겠는가! 더구나 남주인공인 마시모와 라우라가 서로에게 쏘는 눈빛이나 관계를 읽으면 진짜 둘이서 성욕의 화신이나 다름이 없음을 알 수 있다.

둘 다 매력적인 외모를 가지고 정열적인고 다혈질적인 면모를 가졌다는 것은 완독해서 잘 알지만, 소설에서 이렇게 베드씬 장면과 낯뜨거워지는 묘사가 많이 나와서 충격이었다.

이들이 벌이는 게임을 생각하면 더욱이.

2. 성욕과 게임 그리고 사랑

<365일>은 여주인공 라우라 시점에서 전개가 된다. 

5년 전 사경을 헤매다 환상 속에서 라우라를 본 마시모는 간절하게 라우라를 원하고, 마침내 진짜 현실에 라우라가 나타나자 계약을 맺는다. 365일이란 시간을 자신에게 달라는 말이었다.

이 계약은 라우라가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려는 마시모의 제안이자 동시에 라우라와 마시모가 관계의 주도권을 놓고 쟁취하려고 머리를 굴리는 싸움터이다.

마시모와 라우라 둘 다 정욕이 넘치는 이들이고 자신이 주도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 이는 잠자리에서도 어유없이 발휘가 된다.

서로를 바라보는 뜨거운 눈빛과 얼굴에서 드러나는 감정 그리고 소설 마지막까지 지속되는 밀당을 보면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소설 전체에 걸쳐서 공방을 오고가는 이들의 사랑이라는 게임을 보면 얼굴이 절로 붉어진다.

3. 마피아라는 무거운 숙명과 인생

라우라와 다르게 마시모는 마피아다. 위험하고 야성적이며 냉철한 마시모는 매력적이지만 라우라에게 동시에 무거운 숙명을 안겨준다. 일반인으로서 라우라가 거대한 마피아 수장의 아내로서, 장차 자신의 아이가 가주로서 활동한다고 생각하면 무거운 운명이다.

일반일인 라우라가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다면 더욱이 힘들 수 밖에 없다.

마시모의 도움이 없이는 생존하기도 힘들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라우라의 선택할 자유가 적다는 점도 마음에 걸린다.

마시모를 만나기 전부터 라우라의 상태는 영 좋다고 할 수는 없다.

10대부터 사랑에 실패하고,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높은 직책을 얻었어도 번아웃이 오고,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삶을 살길 원하는지 모르는 라우라였다.

거기에 알코올을 과도하게 마시는 라우라의 행보를 보면 중독자가 아닌게 신기할 정도다.

소설의 결말부에도 심신적으로 건강한 상태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에, 일반인인 이상 라우라 자신의 목숨과 생활은 자신이 선택할 수가 없다고 볼 수 있다.

마시모와 평범한 삶을 살 수 없음을 알아도 라우라는 마시모와 함게 하길 원하다는 점에서 이 소설이 더 없이 매력적이게 변한다. 설령 아직 뒷편이 있다고 해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