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자가 알려주는 전염의 원리 - 바이러스, 투자 버블, 가짜 뉴스 왜 퍼져나가고 언제 멈출까?
애덤 쿠차르스키 지음, 고호관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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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도이지만 생물학을 좋아하는 나도 전염에 대해서 좀 회의적인 면이 있다.


실험으로 증명하기 힘들다는 점 때문에 전염에 대한 관심이 있어도 싫은 면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는 <수학자가 알려주는 전염의 원리> 1장에서부터 논의된다.


결과인 데이터로부터 거슬려 올라가서 특정한 패턴을 찾는 서술적 접근법과


전염이 일어난 환경과 요인에 집중하는 역학적 접근법은 나에게 윤리적인 딜레마를 주었다.



나는 서술적 접근법이 실험을 통한 증명이라는 통상적인 과학적 접근법이라고 생각했다.


그에 반해 역학적 접근법은 만약에 ~하면 ~라는 결과가 나온다는 사고 실험으로 생각했다.


전자에 익숙하던 나에게 후자의 방법은 충격이었다.


하지만 전염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작가님은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



서술적 접근법은 데이터를 통해서 특정한 패턴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패턴을 확인하기 위해서 전체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패턴을 확인하기 위해서 실험을 해야 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역학적 접근법은 특정한 요인이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을 수학적 모형으로 설명한다.


굳이 전체 데이터를 다 살펴보지 않고도 그 이후의 일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하다.


하지만 모형은 현실을 간단하게 요약한 지도이기에 완벽하게 설명해줄 수 없다.


서술적 접근법과 역학적 접근법은 서로 장단점이 있다.


이는 전염병에서부터 사회적인 문제의 전염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에 존재한다.



서술적 접근법에 익숙했던 나로서는 지카바이러스를 포함한 질병이 사회적인 현상과도 맥을 같이 하는 내용이 신선하고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다.


어느 정도 퍼지고 나서야 지카바이러스를 발견한 점, 작은 네트워크가 복잡하게 얽혀서 전염을 일으켰다는 문제 상황들은 숨을 턱 막히게 했다.


서술적 접근법으로는 이미 감염으로 인한 피해가 진행된 이후에나 사태 파악이 가능하단 점과 수학적 모형이 무시무시한 후폭풍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랬다.


하지만 둘을 상황에 따라서 균형 잡히게 사용해야 한다는 작가님의 의견에는 이견이 없다.



전염이 된 경로와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실험을 한다고 가정을 하자.


기존에 질병A에 걸린 집단으로부터 1명 당 가족, 지인, 친구에게 전염을 시킨다는 가설이라는 패턴이 나왔다. 


이 가설이 맞는지 증명을 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사람에게 질병A를 감염시킬 필요가 있다.

 

실험집단을 질병A에 걸리게 하고 경과를 지켜본다.

 

이들이 퍼뜨린 질병A에 감염된 사람들가지 조사해서 어떤 패턴이 나온다.


이 패턴을 기존의 가설과 비교해서 일치율을 계산하면 증명이 되었는지 결과가 나온다. 


위의 실험에는 명백한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 


바로 건강한 사람들을 일부로 병에 걸리게 한다는 점이다. 



역학적 접근법인 모형에는 빈틈이 존재하고 이를 매꾸기 위해서는 실험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염과 관련된 실험은 쉽사리 할 수 없다.


전염을 확인하고자 보통 사람을 병에 걸리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며, 특정 지역에 컴퓨터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도 없다.

 

이는 집단면역을 위한 비교적 소수의 다수의 임상실험과도 마찬가지이다.

 

작가님이 마지막까지 전염에 대한 실험의 윤리성을 강조하는 이유도 그렇다.


전염으로 대규모 임상실험이 진행되는 요즘 그에 대한 윤리적 문제를 생각해보라는 

<수학자가 알려주는 전염의 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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