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
이승국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수능 공부를 할 때 고전문학이 현대문학보다 쉽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틀리는 부분도 현대문학이어서 더 그렇게 느꼈다. 

고전문학은 현대문학에 비해서 주제와 구조가 딱딱 정해진 느낌이었다.

시가의 경우 자연과 함께 더불어사는 삶, 자연 속의 은자로서 소박하게 삶, 왕을 생각하며 자연에서 신하로서 사는 삶, 소설의 경우 혼란스러운 세상에 영웅이 나타날지어니라는 식의 주제와 구조가 많았다. 

만약에 틀에서 벗어나가더라도 다사다난한 국가에서 힘들게 사는 백성의 삶, 여자이기에 재능을 펼칠 수 없었던 아낙네들의 비애에서 크게 벗어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그래서 어는 순간 고전문학 해석에 익숙해졌다. 현대문학보다 주제도 정해지고 해석이 풍부했기 때문이다. <남기고 싶은 글>도 그랬다.


나는 창작물이 작가의 나이와는 무관하다고 생각했다. 그림체만 해도 다양한 나이대의 작가님들이 예상과는 다른 경우가 많아서(수염이 덥수룩한 아저씨가 정말 귀여운 그림체를 선보이는 등) 책도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시대적인 배경을 보면 탈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지만 글에서 나이차이를 크게 느낀 적은 없었다. 

하지만 <남기고 싶은 글>에서 작가님과의 나이차를 크게 느꼈다. 실제로 작가님의 출생년도는 1951년으로 부모님 세대인 X 세대보다 더 위의 세대이다. Z세대인 내가 보기에 이 시집은 연륜이랄까 조언이랄까 고전시가에서 선비들에게서 느낀 문체가 보였다.

독자보다 위에 서서 자연을 관망하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옛날 사람들이 쓴 고전시가에 비해서 한자어와 잘 모르는 한글이 적다.

해석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래서 한글로만 쉽게 고전시가를 쓴다면 이런 느낌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옛 시가들이 전하는 자연과 인간 그리고 이치라는 소재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동시에 쉬운 시를 통해서 의미를 전한다.

선비들이 가진 어떤 자존심이 드러나는게 아니라 나이가 지긋한 큰아버지께서 그동안 겪은 세월의 조언을 전하는 느낌이라 무난하게 다가온다.

너무 어려운 해석을 할 필요도 없이 글에서 주제가 단순명료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수능공부를 해보았거나 중학교에서 고전시가를 배운 적이 있다면, 쉽게 읽을 수 있는 시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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