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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는 일 - 동물권 에세이
박소영 지음 / 무제 / 2020년 12월
평점 :
▶서평이벤트에 선정되어, 출판사에서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작가님은 다양한 정체성을 가졌다.
사회부기자, 페미니스트, 캣맘, 비건, 동물권 옹호주의자이다.
작가님이 이렇게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게 된 시작은 고양이었다.
반려동물로 들인 고양이가 생각나서 집 앞의 고양이를 챙기다보니 캣맘이 되었고, 점차 영역을 넓혀가면서 동물권 옹호주의자가 되었다.
자신과 가족의 안위만을 생각했던 인간은 비인간 동물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관심은 의문으로 이어졌다. 가축과 반려동물의 차이, 동물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로 이러진 의문은 행동이 되고 글이 되어 <살리는 일>이 되었다.
가축과 반려동물의 차이가 무엇일까?
반려동물은 인생의 동반자이며 귀여운 존재이고 가축은 육식을 위해 사육되고 먹히는 존재라고
누군가는 대답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축과 반려동물 간에 차이는 없다.
우리가 반려동물이라고 말하는 개와 고양이조차 가축이었고 지금도 가축이다.
인간은 비인간 동물의 고기로부터 식량을, 가죽으로부터 옷과 도구를 얻는다.
대표적인 예로 소를 들 수 있다. 고기는 소고기로 먹고, 가죽으로 옷이나 장구를 만든다.
뼈는 끓여서 먹고 꼬리와 생식기조차 한약재로 먹는다.
반려동물도 넓게 보면 사람에게 편안함과 따스함을 준다는 점에서 가축이다.
반려동물과 가축 간의 차이점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후부터 작가님은 채식을 시작했다.
육식이 만연한 사회에서 채식을 하는 일은 힘들다.
해산물을 먹는 채식부터 시작되서 낮은 단계의 채식주의자라거나
"식물은 생명이 아니냐?"는 조롱에 시달리고 졸지에 육식을 하는 사람들을 설득해야 하는 자리에 앉게 되었다. 작가님이 채식을 시작한 이유는 육식에 대한 비난이 아니다.
공장식 사육 시스템의 문제점을 알고 공급을 멈추기 위해서는 소비가 없어야 한다는 법칙에 따라거부하는 것일 뿐이다. 문제를 알고 멈추기 위해 채식을 한 것이다.
인공육과 곤충 단백질처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육식은 대체될 수 있다.
동물의 권익을 위한 권리가 동물권이다. 동물도 고통을 느끼고 감정이 있는 생명체이다.
우리는 종종 그 사실을 망각한 체 동물을 재산이란 대상으로 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책 속에 나온 육식곰과 육식견만 보아도 그렇다.
동물이란 인간이 관리하고 지배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이 돌아다니지 않는다고 해도 그 자리에는 동물이 남아있다.
마치 사람이 없어진 콘테이너 밑에 고양이가 있듯이 자연 속에 동물은 원래 있었다.
우리는 그 사실을 망각한 체 동물을 대상으로 대한다.
박소영 작가님의 <살리는 일>은 동물을 대상에서 벗어나게 하는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