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 문지아이들 163
김려령 지음, 최민호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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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의 주인공은 나현성과 조장우라는 초등학생들이다.

초등학생이지만 고민거리는 많다. 특히 가족 문제로 골치가 아프다.


현성이는 최근 비닐하우스로 이사를 왔다. 

잠깐 있다가 이사를 갈 거라고 생각했다.

삼촌이 사기를 친 사실을 알기 전까지, 설상가상으로 아빠가 직장을 그만두기 전까지.

다행인 점은 엄마가 현실적인 인물로 식당 일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장우는 최근에 아빠가 재혼을 하셨다. 새엄마의 임신 때문이다.

새엄마는 집을 합치면서 자꾸 장우의 물건을 버릴 생각을 한다.

자기 눈에는 쓸데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위의 2단락만 보아도 가정 상황이 복잡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솔직히 어른들이 아이들을 배려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사기를 친 삼촌도 그 삼촌을 잡아서 돈을 돌려 받겠다고 일을 그만 둔 아버지도 어이가 없었다.

사기도 나쁜 일이지만 아버지의 일이 더 나쁘다.

그에게는 책임을 져야 할 가정이 있다. 그런데 가정을 유지할 활동을 그만 두었다.

지금부터 돈을 벌어도 빚을 갚을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현실적으로 외국으로 도망친 삼촌을 잡는 일은 힘들다.

무엇보다 일을 그만두면 나머지 가족들은 어떻게 먹고 살라는 것인가?

집조차 없는 마당에 이렇게 대책없다니!


새엄마는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이 짧은 만큼 집청소에 열성적인 이유는 공감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의 의사는 묻지도 않고 물건을 마음대로 버리는 행위는 좋지 않다.

이방인이 갑자기 와서 멋대로 기존 거주자의 물건을 버린다면 기분이 좋을까?

물론 장우도 새엄마를 본 적이 많지만, 당사자에게 중요한지 안 한지는 묻고 버리는 게 예의라고 생각한다. 장우는 초등학생이지만 엄연하게 집에 살고 있던 구성원이다. 기본적으로 물건을 치운다면 적어도 물어보기라도 해야 한다. 그러나 그런 낌새조차 없었다.


아이들은 죄가 없다. 

사기를 당한 일도, 아버지가 집을 나간 일도, 집이 없는 상황도 

아버지가 재혼을 해서 새로운 가족이 생긴 일도 자신의 구역을 침범받는 일도

아이들은 원인을 만들지도 기여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왜 아이들이 문제를 겪어야 할까?

아이들도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할 수 없는 상황이 답답했다.

왜 어른들은 아이들의 기분은 생각하지 않는지?

왜 아이들조차 짐을 지게 만드는지?

생각이 복잡해지는 동화였다.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은 진짜로 멍하게 아무것도 안 한 아이들일까?

아니면 아이들을 위해 아무것도 안 한 어른들을 의미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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