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번역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 번역을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노경아 외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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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프리랜서를 생각하며 상사와 출퇴근 압박이 없고 자유시간이 많은 직업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도서번역가로 사는 주부와 개인의 입장에서 프리랜서의 위치는 편하지 않다.


주부로서 도서번역가는 힘들다. 

주부라는 단어는 집안일이 중심이고 도서번역가는 부업이라는 느낌을 준다.

실상 가사노동도 육아도 그대로인체로 일을 해야 한다.

가택 근무이지만 편하지 않다. 

집안일과 육아를 하면 하루에 번역을 할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4시간 정도이다.

책에 따라서 기본 2달에서 반년 이상 번역 기간이 정해진다. 하루에 평균적으로 4시간은 하루에 규칙적으로 4시간을 일한다는 말이 아니다.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가정에 일이라도 생기면 밤을 새는 경우가 흔하다.

가족들도 가택근무가 어떤 스트레스를 주는지 일이라는 생각을 덜 하기 때문에 고충이 많다.


그렇다고 혼자도 편하지 않다. 

도서 번역가 일은 책 1권 당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원고지 1장 당 얼마라는 식으로 급여가 측정된다. 

즉 번역을 하면 할수록 돈을 버는 구조이다. 

그러니 자유시간을 줄이고 번역시간을 연장시킬 수 밖에 없다. 

혼자서 생계를 부양하려면 1달에 여러 권을 번역하는 수 밖에 없다.

번역 마감 기한이 길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특정 기간에 여러 권의 책을 번역해야 하기 때문이다.

짧고 간단한 글이라면 몇 주 안에 끝날 수도 있지만 

두껍거나 전문분야 수준의 책이라면 기본 2달에서 반 년 이상도 걸린다. 

경험이 쌓이면 번역 속도도 늘지만 마냥 간단한 책만 맡을 수는 없다.

다양한 분야의 번역에 도전해서 파이프라인도 늘려야 한다.


출판계는 축소되면서도 도서번역가는 늘고 있다.

레드오션과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래도 웹소설과 웹툰, 드라마 기반 소설 등 새로운 매체가 나타나고 있어 

아직까지는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AI 번역기가 등장하는 지금 미래는 어떻게 될 지 모른다.

그래서 지금 번역가님들도 번역을 막 추천하지는 않는다.

1인 출판사, 스마트 스토어 등을 본업으로 하면서 부업으로 도서 번역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요즘 출판계의 경기가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도 도서 번역일을 하는 이유는 즐겁기 때문이다.

내가 번역한 역서를 처음 만났을 때의 기쁨

일본 코미케(만화가들이 자기 작품이나 굿즈를 판매하는 페스티벌 같은 활동)에 가서 

작가님을 만났을 때의 감격

번역가로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책을 봤을 때의 만족감 때문에 도서번역가 일을 계속 한다.

확실히 프리랜서로서 도서번역가의 일은 힘들다.

그러나 행복이 불행보다 크기에 계속 번역 일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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