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지 않을 이야기 - 팬데믹 테마 소설집 아르테 S 7
조수경 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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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통 팬데믹을 생각하면 좀비 아포칼립스 물이 생각난다.

물리고 감염되어서 죽은 상태도 아닌 체로 돌아다니는 좀비들이 생각난다.

그러나 이 책은 아포칼립스를 다루지 않는다.

우리의 눈길이 닿지만 닿지 않는 곳에서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다.


조수경 작가님의 <그토록 푸른>

일당 9만원을 받고 물류센터 일용직으로 일하는 나는 일을 한 뒤 손 끝이 푸른 빛을 도는 걸 발견했다. 새로운 변종이었다. 

딱히 고열은 없지만 피부가 푸른 색으로 변하는, 숙주의 생명을 빼앗아 가는 위험종이었다.

그러나 일자리 때문에 회사의 평판 때문에 일을 하는데...


김유담 작가님의 <특별재난구역>

형제들의 도움 없이 92세의 아버지 대명씨를 부양하고

아들 상진씨의 공무원 공부를 뒷바라지하고

손녀 가영이를 키우는 일남씨의 일상은 순탄치 않다.

특히나 코로나로 인해서 말이다...


박서련 작가님의 <두>

송진화 선생님은 시골 학교로 발령을 받았다.

학교에서 수두가 퍼졌는데 여자아이들만 걸렸다.

원인을 찾다가 끔찍한 사실을 알게 되는데...


송지현 작가님의 <쓰지 않은 이야기>

소설 속에서 가족들을 죽이는 나는 P와 가족이 될 수도 있는 관계이다.

어느날 예전에 살았던 도시를 방문하는데...


택배/물류센터 일용직 노동자. 노인과 자식을 부양하면서 가사 노동을 하는 주부, 시골 학교의 선생님, 소설 속에서 가족을 죽이지만 말은 못 하는 사람을 팬데믹에서 떠올리지 못 했다.

너무나도 일상에 녹아든 상황이라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내가 당연하게 받는 택배가 당연한 게 아니고, 평범해보이는 주부의 삶이 평범한 일상이 아니었고, 마냥 이야기가 해피엔딩은 아니었다.

이제서야 소설을 읽는 이유를 알았다.

고정관념의 인식과 깨부숨이 소설의 순기능 중 하나였고 

그 기능이 강조된 소설이 <쓰지 않은 이야기>였다.

코로나 시대 테마 소설로서 우리의 눈에 닿은 택배박스와 엄마에 대해서 

눈이 닿지 않는 시골학교와 가족에 대한 감정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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