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보다도 빨리 1
타나카 메카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예전엔 teacher student relationship 만화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선생님은 학생들의 멘터로서 학생을 지켜야 하는 사람들인데,
 그런 책임을 버리고 여학생과 연애를 한다는 발상이 싫었다.
 
 그러다 친구가 재밌다고 이건 다르다고 권해 그냥 봤다.
(참고로...난 한국에서 사는게 아니라 만화 볼 기회가 많지가 않다.
가릴 처지가 아니라 기회되면 무조건 본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 드는 나...올해 읽은 만화 책 중 제일 맘에 들었다.
 
 주인공 여고생 후미노는 부모님이 돌아 가시자 4살 남동생과 친척 집에 여기저기 맡겨져 살다가
친척 집을 나오고 학교도 안나간다. 일을 해서 남동생을 보살피자고 결심하는데,
그런 그녀를 아무도 찾지 않는데 담임 선생님인 오지로 선생만은 후미노를 찾아온다.

다시 학교로 나오라고, 갈곳이 없으면 선생님 집에서 살아도 좋으니 학교는 가야한다고 설득하는 선생님께 동정은 싫다고, 정 원하면 나와 결혼해서 보살펴 달라고 하자 선생님은 그러겠다고 한다.

 처음 이 부분은 너무 현실성이 없는 설정 같아 역시 별로였다.

 그러나...
 다른 teacher student relationship 만화와 다르게 두 사람의 관계는 순수하다.
선생님은 후미노를 위해 서류상 결혼을 했지만
 언젠가 후미노가 어른이 되서 다른 사랑을 만나 떠날때까니 보살펴 주는 것이라며 집에선 아버지처럼 오빠처럼 대해준다. 후미노가 밥 할 줄 모르니 살림도 다 맡아서 한다.
착실한 가장이지만 장난꾸러기 같은 모습이 가끔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누가 물으면(물론 두 사람의 결혼은 학교엔 비밀이지만) 내 아내라고 당당하게 소개한다.
 
 후미노의 남동생 테페이에게도 더 없이 자상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자상하고 착한 선생님은 헌데 사실은 학교 다닌땐 엄청 싸움을 잘한 전설적인 인물이었단다.
 후미노를 구하러 갈때도 한손으론 후미노를 잡고 나머지 한손으로 두 사람을 처치한다.

 선생님의 베스트 프렌드는 옆집에 사는데, 지금은 테페이가 다니는 유치원 선생님이지만 전직 호스트였다고...오지로 선생은 후미노가 아무리 물어도 자기의 과거를 절대 말하지 않는다.

 chapter 하나하나 넘어 갈때마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이성으로서도 조금씩 관심을 가지고 다가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하지만 키스하는 장면은 안나온다. 제목을 봐선 키스하는 장면 나오면 그때 이 만화 끝나는거 아닌가 십다. Faster than a Kiss니까.

 중학교 다닐때 봤던 '구름위의 산책'이란 영화에서 여자 주인공이 아버지에게 남자 주인공을 데려가 소개하는 장면이 있다. 아버지는 남자 주인공이 능력이 없는 이라며 싫어하는데 여자 주인공은 '그는 사랑할 줄 아는 이(사랑을 아는이?)' 라고 말한다.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그녀를 조건없이 사랑해 주는 이었으니까.

 오지로 선생이 그런것 같다. 사랑이 무언지 아는 이라고나 할까...
 학교에선 학생들에게 더없이 좋은 선생님이고, 집에선 가장으로서 최선을 다하는 자상한 사람..
 후미노도 점점 안정을 찾고 공부하기 시작한다. 테페이도 선생님의 사랑에 밝게 자란다.

 이 책 3권까지 읽고...오지로 선생이 내 이상형이 됐다...

 작가 타나카 메카는 남자라고 들었는데 어쩜 여자 심리를 이렇게 잘알고 주인공을 그렸을까.
그림도 너무 예쁘다. 스토리 전개도 매끄럽고. 웃기는 장면도 많아 많이 웃었다.
일본은 만화원작을 드라마로도 많이 만들던데, 이 만화도 드라마로 만들어지면 좋을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