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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한 독서 - 안나 카레니나에서 버지니아 울프까지, 문학의 빛나는 장면들
시로군 지음 / 북루덴스 / 2024년 11월
평점 :

『막막한 독서』는 독서의 본질을 탐구하는 특별한 에세이로, 독서 논술 교사인 제게 깊은 영감을 주는 책이었습니다. 15년간 독서 모임을 이끌며 300여 권의 책을 다룬 저자의 경험과 통찰은 단순히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한 조언을 넘어, 독서의 의미와 즐거움을 새롭게 정의하게 만듭니다. 특히 독서 논술 교사로서, 이 책은 제가 학생들과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중요한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저자가 강조하는 "펼쳐진 페이지 앞에 오래 머물기"라는 독서법은 논술 교사로서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빠르게 답을 찾고 의미를 정리하기를 요구받는 요즘 독서 환경에서, 학생들에게 천천히 읽고 느끼는 독서의 미학을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는 논술 수업에서도 적용 가능한 가치 있는 접근법으로, 학생들이 서두르지 않고 문장의 여운을 느끼고 스스로 생각하도록 이끄는 중요한 지침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책에 등장하는 예시들, 예컨대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에서 단역 캐릭터의 시선을 통해 주인공을 이해하는 방식이나, 죄와 벌에서 골방을 나오는 주인공의 발걸음을 묘사하는 장면에 오래 머무는 법은 논술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독서의 디테일을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데 매우 유용하리라 느껴졌습니다.
저자는 책과 독자가 만나는 과정을 단순히 정보를 얻는 행위가 아닌, 독자가 자신의 관점과 감상을 만들어가는 창의적 과정으로 설명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논술 교사로서 저에게 커다란 울림을 주었습니다. 학생들에게 독서를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해석을 만들어내는 주체로 길러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한 『막막한 독서』에서 강조되는 “각자의 방식으로 발견한 디테일의 가치”는 학생들과의 독서 토론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힌트를 제공합니다. 같은 책을 읽더라도 다르게 해석하는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들이 발견한 고유한 시각을 논술 수업에서 더욱 빛나게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책은 "의무감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독서를 추구하라"고 제안합니다. 이는 논술 교사로서 학생들에게도 꼭 필요한 조언입니다. 독서와 논술이 종종 성적이나 과제의 압박으로 변질되는 현실 속에서, 이 책은 독서 자체가 즐거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이 책을 기반으로, 학생들이 읽기 자체를 부담으로 여기지 않고 ‘자유로운 탐구의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업을 기획하고 싶어졌습니다.
『막막한 독서』는 천천히 읽고 오래 머무는 법, 문학 작품의 디테일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키워나가는 법, 그리고 의무에서 벗어난 독서의 즐거움을 강조하며, 저는 학생들에게 독서를 단순히 수단이 아닌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게 돕고 싶습니다.
이 책은 논술 교사로서의 제 여정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줄 책입니다. 앞으로 이 책에서 배운 통찰을 수업에 녹여내어, 학생들에게 깊고 의미 있는 독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