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의 쓸모 - 삶에 허기진 당신을 위한 위로의 밥상
서지현 지음 / 허들링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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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 虛氣 (빌허/기운기) 몹실 굶어 배고픈 느낌의 뜻을 가진 단어의 책 <허기의 쓸모>는 음식에세이 책이다.
허들링북스에서 나온 서지현 작가의 삶에 '허기진 당신을 위한 위로의 밥상'이라는
부제가 눈에 들어오며 어떤 이야기가 가득 채워져 있을까? 하고 궁금함이 먼저 들었다.
이 책은 허기졌던 고단함속에서 음식으로 위로를 받은 적이 있던 추억을 되살려줄 에세이다.
한 그릇 한 그릇 정성과 마음담긴 음식을 먹었던 작가의 어린시절 음식의 추억부터
엄마가 된 지금의 음식이야기들을 풀어 놓는다~

나 역시 세아이의 엄마로서 매일 아이들의 밥상을 차리면서 분주한 삶을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해 줌수업을 2년가까이 하면서 돌아서면 밥을 해야하는 상황인
돌밥인생이자 삼식이들의 끼니를 해결해야하는 엄마의 삶!
그나마 요즘은 초등학생 딸래미들이 일주일에 세번은 등교를 한다는 사실이 감사하다.
그래서 이렇게 나만을 위한 샐러드를 준비하고 커피를 곁들여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를 부려본다.

 

배고파 본 적 있나요? / 집밥을 말하다 / 허기를 채우는 레시피 / 완벽한 밥상은 없다
이렇게 4장으로 꽉 채워진 224쪽의 서지현작가의 에세이는 정말 술술 읽혀 내려가졌다~
일러스트라고 찾아보기 힘든 글로 채워진 삶의 이야기는
주부이자 엄마인 나에게 큰 공감을 일으키며 자연스레 책장을 넘기게 한다.
아마도 음식이 주는 즐거움과 위로와 삶의 의미들이 위로가 되는 듯 싶다^-^


첫 이야기의 <두 번 떨어진 과일의 맛>은 우리네 어머님의 추억이 담겨있다.
예전에 다들 못살던 시절 아끼고 아껴서 내 자식 하나라도 더 먹이려 했던 삶의 방식들이
지금은 미련해보이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여며온다. 속상하기도 하고~
나는 우리엄마가 했던 그 모습처럼 내 아이들에게 희생과 사랑을 듬뿍 안겨줄 수 있을까?

우리 엄마도 힘들게 삶면서 자식들 다 장성하게 키우고
지금은 손주녀석들에게 좋은 것으로 먹이려고 애쓰는 삶이 당연하듯 느껴지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가득인 못난 딸의 마음이다.

 

<닭 목을 먹으면> 속의 할머니는 우리 친할머니 같다.
남아선호사상이 깊이 박혀있던 할머니는 항상 손녀딸이 못마땅하셨고~
오빠와 남동생은 쉬고 나에게 온갖 심부름을 시켰던 그 옛날 기억들이 떠오른다.
비록 일찍 돌아가셔서 많은 것을 해드리지 못했기에 음식속의 기억들이
이렇게 추억이 되는 것이 아쉽고도 아련한다.

 

<아기의 속사정> 이야기 속에서는 10개월된 딸이 변비로 젖을 거부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초보엄마로서 정말 아기가 울면 너무 속상하고 어찌할 바를 몰라서 펑펑 같이 울었던 기억이 빼꼼히 생각났다.
어느덧 아이셋이 다 초등학생이 되었기에 옛날 기억들은 가물가물 잊혀져 갔었는데..
진짜 오랜만에 에세이를 읽으면서 어찌할바를 몰라 발을 동동 구르던 초보엄마
모유를 수유하며 힘들었던 것들이 새삼 떠올라 웃음을 자아냈다. 진짜 힘들었는데.. 너무 힘들었는데..
아이셋을 모두 돌때까지 완모로 성공하고 이만큼을 키웠구나 하고 웃음이 저절로 새어나왔다.

 


나의 이야기가 아니여도 작가의 삶의 이야기속에서 나의 기억과 추억이 투영되며 웃기도 하고~
그리워 하기도 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어릴적 친정엄마와의 추억부터 학창시절에 도시락 까먹으며 공부하던 이야기,
내가 아이를 키우면서 겪고 있는 엄마로서의 이야기들이 나의 삶의 응원이 되고 위로가 된다.
나와같이 아이들을 키우고 주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누군가에게
소소한 행복이 되는 책이라 아이들 등원하고 커피한잔의 여유와 함께 읽어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여전히 나는 불 꺼진 주방에 서서 하루를 마감하고~ 부엌데기가 되서 돌아서면 밥을 한다.
하지만 코로나로 외식이 힘들어지고 집밥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삶속에서..
때론 배달음식으로 편함과 기쁨을 누리기도 하니 이 또한 훗날의 추억이 되리라 다짐하며 또 하루를 살게 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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