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사의 백신영어>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뉴욕의사의 백신 영어 - 내 생애 마지막 영어 공부법
고수민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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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스물하나, 그다지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영어를 배워온 시간은 십년이 더 된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대학교 2학년인 지금까지. 짧은 내 인생의 거의 절반동안 영어를 배워 온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긴 시간에 걸쳐 영어를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나는 그 쉽다던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일상 대화도 알아듣지 못하며 우연히 학교에서 외국인을 만나더라도 우물쭈물 말 한 마디 제대로 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십년동안 영어를 소홀히 공부한 것도 아니니 더 억울할 지경이다. 학교에서도 영어는 주요 과목이었기에 따로 학원을 다니면서 공부하였으며 대학생이 된 후에도 영어는 거의 필수 전공과도 같은, 혹은 전공 공부보다 더 중요한 조건이었기에 각종 영어 비법 도서를 섭렵하면서까지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나는 그 동안의 비법이라던 것들이 얼마나 꿈같은 이야기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저자의 말처럼 영어를, 한 언어를 단 기간에 원어민처럼 능숙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이다. 나도 저자가 이야기 한 ‘영절하’ 등의 단기간에 영어실력이 일취월장해지는 비법을 담은 책들을 읽어보고 열심히 따라 해봤지만 결국 남은 것은 영어공부 자체에 대한 회의감과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 그리고 폐휴지가 된 책들뿐이었다. 이 책을 읽고서야 나는 이런 비법들이 사실은 모두 허상일 뿐이며 언어를 배우는 데엔 최소한 5년 이상의 기간이 걸린다는, 단기간에 영어를 잡을 수 있는 비법 따위는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었다. 우리가 10년이 넘게 영어를 붙잡아도 하나도 나아진 것이 없는 이유는 방법이 잘못됐기 때문인 것이다.

저자는 희망에 부풀어, 혹은 영어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려 골머리를 썩는 끝에 책을 집었을 독자들에게 찬물부터 붓는다. 우리가 꿈꾸는 영어실력은 아무리 학원을 다니고 영어단어를 외워도 최소 5년은 걸린다고. 이 대목을 읽는 순간 솔직히 믿고 싶지 않을 정도였고 여느 책처럼 단기간에 영어를 정복할 수 있다는 말을 기대했던 나는 실망감부터 느껴졌었다. 하지만 우린 이미 경험을 통해 알고 있지 않은가. 그렇게 영어에 돈과 시간을 투자했지만 결과물은 외국인과의 사소한 대화조차 하지 못하는 현실인 것을. 우리가 그동안 잘못 투자했던 시간과 돈, 노력에 비하면 저자의 경험을 통한 이 방법은 아주 값싼, 해 볼만 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상세히 풀어놓은 영어 공부 방법은 ‘시험을 위한 영어 공부’가 아닌 ‘진짜 사용할 수 있는 영어’를 위한 방법이다. ‘영어책 소리 내어 읽기’나 ‘영화를 통한 공부 방법’, ‘영어 일기 쓰기’ 등. 일상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영어 공부이다. 단기간 내에 스펙을 쌓기 위해 영어가 필요한 대학생이나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겐 맞지 않는 방법이지만 그야말로 ‘영어’를 잘 하고 싶은 사람들에겐 자신의 염원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예로 바로 저자 본인 있지 않은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영어 수준을 수치화해서 자신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스스로 가늠하고 자신의 수준에 맞게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과 이미 저자의 블로그를 통해 유명해진 방법이라 많은 사람들이 시도해 효과를 봤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뉴욕 의사라는 말에 웬만한 영어실력을 가진 사람들이 쓸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중학교 3학년의 영어실력을 가진 사람도 시작할 수 있도록 수준별로 방법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잘 설명했기 때문에 초급부터 중급 이상의 실력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수준에 맞추어 공부할 수 있다. 또한 이미 이 방법을 통해 공부한 사람들의 질문과 저자의 피드백이 책에 실려 있어 이 방법을 통해 영어공부를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궁금증을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돈과 시간만 버리는 것 같은 토익학원과 해도 해도 늘지 않는 영어실력에 지친 나에게 정말 아주 많은 도움을 준 책이었다. 저자가 공부 방법을 정말 세세하게 설명 해 주어서 따로 학원이 필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와 같이 영어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아직 차근차근 여유 있게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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