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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손으로 말해요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36
프란츠 요제프 후아이니크 지음, 베레나 발하우스 그림, 김경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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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손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아이들이 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는 편견이나 장애인이라는 말들을 통해 그 자체에서

구별, 차별의 의미를 만들어낸다.

소외된 이웃 운운하면서 삶이 다른 이들을 쉽게 대상화한다.

이러한 것들을 깨어나가는 것이 진보가 아닐까.

나는 어린이 책이 담고 있는 ‘진보’에 관심이 많다.

나와 같은 독자라면

《우리는 손으로 말해요》을 권하고 싶다.

이 책에는 풍부한 정보들이 담겨 있지는 않다. 그러나 ‘손으로 말하는’ 것의 의미

손으로 말하는 사람들, 손으로 말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그 방법 그리고 기초적인 손짓 언어의 정보 따위에 대해 따스한 시작으로 풀어내는 논픽션이라는 점, 그 점이 이 책을 매우 흥미롭게 하는 부분이다.

논픽션 《물 한 방울》에서와 같이 《우리는 손으로 말해요》는 있는 그대로 섬세하게 보여주는 논픽션의 덕목을 잘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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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편지함 힘찬문고 38
남찬숙 지음, 황보순희 그림 / 우리교육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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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울기는 오랜만이다.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다. 우리 일상의 줄거리를 따라간다.

그런데 이 작품은은 그 중간 중간

사람을 울리게 하는 힘이 있다.

그 힘에 매료 당하고 나면,

한껏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

울다, 걱정하다, 웃다

책을 덮고 나니

게운하고 맑은 느낌이 든다.

이 책은 느낌으로 말할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책을 덮고 나서 이렇게 맑은, 기분 좋은 느낌은

마치 좋은 그림책을 읽었을 때 드는 느낌과 똑같다.

삽화도 글의 느낌과 아주 잘 어울린다.

소박하면서도 독특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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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마흔번째 생일 청년사 고학년 문고 5
최나미 지음, 정용연 그림 / 청년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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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

동화,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이야기다.
어린 아이들이 읽는 동화의 가장 큰 특징이 환상성이라면
큰 아이들이 읽는 동화의 특징은 사실성이다.
하지만 공통점은 모두 꿈꾸게 한다는 것이다.
어두움에서 밝음을, 외로움에서 즐거움으로
슬픔에서 기쁨으로,
억압에서 해방으로,
닫혀 있음에서 열림으로.
사춘기에 접어드는 아이들과
이 땅의 모든 엄마들이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이다.
엄마의 삶을 바라보면서 사회의 모순을 눈떠가는 아이들이 왜 이렇게 사랑스러운지!
우리 삶 속에 묻혀져 있는 쾌쾌한 이야기를
숱하게 여성들의 굴곡진 삶, 신화가 되어버린 모성을 안타까워하기만 했던 이야기를
이 동화는
진부하지 않게,
경쾌하게 이야기를 펼쳐낸다.
쿨하다. 기름기와 찌든 때로 번들거릴 수 있는 우리의 삶을…….
음, 마치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비즈들처럼.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을 읽는 느낌이 들 정도로
우리의 칙칙한 삶을 경쾌하게 풀어낸 작가의 힘에 놀랍다.
아이들과 함께 동화를 읽는 나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동화로 이 책을 꼽겠다.
어른이 되어 가는 아이들에게 강추한다.
아이와 함께 성숙해지는 어른들에게도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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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길 떠나는 아이 반달문고 13
임정자 지음, 지혜라 그림 / 문학동네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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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나에 대한 존재에 대한 고민

그리고 그 존재를 어떻게 사랑할까에 대한 답을 관계를 통해 찾고 있습니다.

사람들 누구나 자기 내면에

구렁이 한 마리쯤은 똬리를 틀고 있습니다.

아니 누구는 구렁이가 아니라 두꺼비나 낙타, 혹은 까마귀일지도

모르는 짐승들을 한 마리씩 가두어 두고 있습니다.

아니 누구는 여러 마리를, 또는 서로 다른 짐승들을

가슴 속에 가두어 두고 사는지 모릅니다.

어떤 이들은 그 짐승들이 울부짖는 소리를 들을 테고

듣지 못하는 이도 있겠지요.

이 책을 읽고

내 안에 어떤 짐승이 있는지

책을 덮고 가만히 내 가슴 속을 향해 귀 기울여 보았습니다.

정말이지 오랜만에, 그런 행위를 했습니다.

그런 제 모습이 아마도 누가 보면 명상하는 듯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 짐승들은 어디론가 가 고자 합니다.

그 짐승들은 내가 듣지도 맡지도 못하는 것들을 느끼고 누군가 자기를

부른다며 그곳으로 가고자 합니다.

그 짐승들은 가고자 하는데 우리는 그 목숨들을 가두어둡니다.

내가 발견하지 못하는 나의 원초적인 욕망일 수도 있고

내가 발견하지 못하는 나의 재능일 수도 있고

내가 발견하지 못한 허물을 벗어할, 그 어떤 존재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이에게 구렁이는 그런 존재인 것 같습니다.

다행이도 물이는 구렁이를 처음부터 느낄 수 있었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서 이야기는 시작되지요.


자기 내면의 어떤 목숨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그것은 책 속에 나와 있는 말들 그대로, 자기를 찾아 떠나는 삶이겠지요.


구렁이에 대한 존재를 생각하다가 다시

머리카락의 의미는 무엇일까 다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정성을 다해 옷을 깁는 것, 무언가를 뜨는 행위는

예부터 어떤 의미였을까, 이 이야기에서는 더더욱 말이지요.

달이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다 뽑아서 짓지 않고 왜 여러 사람에게 머리카락을 구했을까.

이 작품은 “존재”와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저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이 작품에서 달이와 구렁이는 “존재”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한 것이라면

“머리카락”은 “관계”를 통해 이야기를 “매듭”짓는 주요한 모티브입니다.

한 사람의 머리카락이 아닌 여러 사람의 머리카락.

이것이 이 작품 속에 스며있는 이야기 힘입니다.

여러 사람을 만날 수밖에 없는 달이. 사람과 사람들 속에서

자신을 만들어가는 모습.

그것은 황금을 찾아 세상을 두루 여행하던 산티아고가 마침내는 자신의 고향에서 황금을 발견한다는 《연금술사》의 이야기처럼 자신의 삶 속에서 자신을 만들어가는 이야기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허나 산티아고가 여행의 흥미가 강조된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물이, 길 떠나는 아이》는 자신을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겪는 여행이나 모험의 흥미를 넘어 “관계”의 중요성을 넌지시 속삭여주기 때문에 더욱 감동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의 매듭이 아름답습니다. 오래 동안 가슴에 잔물결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독특합니다. 그건 뭘까요? 아주, 아주 오래전 사람들의 혼 - 우리 엄마의 엄마의 엄마의 엄마들, 그 혼들의 이야기 결이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입에서 입으로 흘러내려온 우리 정신의 유전자 속에 흐르고 있는,

우리 이야기 흐름들과 우리네 이야기 토양들이 촘촘히 스며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 때문에 서구적인 판타지 동화에서 느끼지 못했던 우리의 친근한 이야기 정서가 오히려 산뜻하고 새롭게 다가오는 느낌을 줍니다.

많은 아이들과 이 책을 함께 읽고 싶습니다.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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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휘 바이러스 힘찬문고 36
최나미 지음, 홍선주 그림 / 우리교육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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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열셋, 6학년들이

삶의 강을 가로지르며 걷는다.

외로움, 쓸쓸함, 배신감, 분노를 느끼며

우스움, 미련함, 상쾌함, 홀로됨, 든든함도 더불어……

커 간다는 것은 그런 것이겠지.

자신의 것은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며, 자신의 삶은 자신이 짊어지는 것.

혼란스러운 현실 속에서 떠나가는 진휘.

하지만 우리는 진휘를 보내지 않는다. 진휘는 곁에 있다.

진휘는, 진휘는 떠나가지만 우리 내부로 강하게 파고든다.

그래서 진휘는 바이러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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