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탄광촌 이발소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로드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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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소멸지역의 이런저런 이야기.

도시에서 고향으로 돌아온 청년들과 그 고향에서 일하던 기성세대들의 이야기.

사람이 얼마 남지 않은 장소에서의 '죽음'의 풍경, 새로운 가게의 출연(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떠오른다), 외국 여성과의 결혼 등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사람이 줄어드는 동네는 뭔가 서늘하고 허전한 느낌이 들지만, 그 와중에도 서로간의 돌봄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사람이 없는 쓸쓸한 공간에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과 '갯마을 차차차'가 떠오르는 소설. 


20여년 전에 오쿠다 히데오 작가의 <남쪽으로 튀어>라는 소설을 읽고 인상적이어서 도서관에서 집어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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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송세월
김훈 지음 / 나남출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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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제목만 보고 꺼내든 김훈의 산문집.

이미 첫 서문에서 와인과 소주, 막걸리, 사케에 대한 생활적인 묘사와 설명에 매료되어 빌려왔다. 

김훈의 소설은 유명하지만 하나도 읽어본 작품이 없었는데, 산문집을 읽다가 이 작가의 필력에 반해버렸다. 


70대 노인의 세상과 일상을 담담이 문장으로 풀어낸다. 그 깊이가 그동안 접할 수 없었던 글이기도 했고, 문득 나이들어간다는 것이 아름답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깊이있는 시선을 가지게 될 수 있다면 말이다. 


한편으로는 노인을 이해하게 되는 첫 경험이기도 한 것 같다. 노인이 겪게 되는 신체적 불편함이 무엇인지, 그 불편함과 아픔, 고통으로 인한 감정의 소모가 무엇인지를 작가의 담담한 고백을 통해 경험할 수 있다. 

노인을 이해하는 우리 시대 차별적인 편견을 생각한다면 난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우리 또한 겪게 될 고통과 경험이기 때문이다. 우린 모두 결국엔 노인이 되니까.  


죽음을 준비하는 일상도 인상적이다. 조상의 묘를 파묘해 자연에 되돌려주는 작업도 그렇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여러가지 물건들을 주변에 나누어주는 일도 그렇고 ... 삶을 정리한다는 것이 추상적인 게 아니라 이토록 구체적인 것이었나 싶다. 


아직 책을 다 읽지 못했는데 반납일이 다가오고 있다. 부지런히 정독해야겠다. 

스님이 아는 것은 ‘쉬움‘의 단순성이다. 이 단순성을 터득하고, 그것을 단순한 언어로 표현하려면 맑고 힘센 마음의 자리에 도달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노스님은 쉬움으로 어려움을 격파하는 힘이 있었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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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요괴전 - 넓게 생각하고 좁게 살기 생태경제학 시리즈 1
우석훈 지음 / 개마고원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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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은유의 정치학인가?

저자는 앞머리에서 십대들과 대화하기 위한 책이니 다른 불평은 삼가달라고 언급한다.  

그래서인지 세계의 귀신들을 죄다 모아놓고 '생태요괴'들이 얼마나 삶을 망치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드라큘라전, 좀비전, 프랑켄슈타인전, 생태요괴전, 개발요괴전 등등...  

귀신 나오는 영화 안 좋아라 하는, 특히 삼십대인 내가 읽기엔 이 사람의 은유들이 잘 다가오지 않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우석훈을 좋아하는 이유는 맛깔난 사회비판과 대안적 삶에 대한 향기가 묻어나오기 때문이다.  

사회에 대한 이런저런 색깔들의 비판은 언제부턴가 소음처럼 때론 잔소리처럼 들릴 때가 있다.  

그 비판이 정당하고 또 공감이 간다 해도 계속 되는 비판과 비난 속에 어느 덧 길을 잃고 헤메는,  

때론 "그래서 어쩌자고?"하는 오기 섞인 반응도 나온다.  

대안적 사회에 대한 사고는 현실과 가까이 있어야 한다.  

물론 우석훈이 제시하는 대안적 사회가 비현실적으로 들리는 이들도 있겠지만  

그 수사적 어구가 주는 유머와 재치가 마음에 든다.   

공존에 대한 열망과 이를 설득하기 위한 저자의 귀신 모음전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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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 - 다문화제국의 새로운 통치전략 카이로스총서 16
웬디 브라운 지음, 이승철 옮김 / 갈무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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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 다문화제국의 새로운 통치전략 /  웬디 브라운 

 똘레랑스.. 한국에서는 90년대 중반부터 사용되었나? 아무튼 내 기억엔 홍세화 씨가 똘레랑스라는 말은 사용한 것 같은데.  

웬디 브라운은 관용이 단지 초월적 미덕이나 개념이 아니라 정치적 담론이자 '통치성의 실천'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즉 "후기 근대적 통치성의 양식으로서 관용은 자유주의적 보편적 지위에 도전하는 집단과 초국가적 비자유주의 세력을 연결, 결합시키면서 동시에 길들이려는 시도" 라는 것이다.  

어쨋든 관용의 탈정치화가 역사적 배경과 권력의 문제를 배제하고 있다는 점에는 공감이 가지만 한국사회에서 관용이라는 담론이 언제 한번 제대로 뿌리내려 본 적 있나.. 생각해 보면 지금 한국의 상황과 맞는 비판은 아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웬디 브라운은 한껏 관용을 비꼰다. 그것은 자신과 맞지 않는 것을 견디는 고상한 방식이며, 겸손한 우월함의 위치에 있으며 어느정도 참아야 할지 결정할 수 있는 사회적 위치는 결국 "주인"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  

예를 들면 낙태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권력은 경계를 긋고 하나의 자격을 부여하는 행위를 포함하는 위치에 서게 된다.  

유대인과 여성문제를 사례로 '관용'담론이 다르게 적용되는 지점을 보여준다. 결론은 관용담론은 차이를 다시금 종속적 위치에 배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하나의 통치성의 테크닉을 보여준다. 공적 차원에서 차이와의 대면을 축소시킨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내 말도 맞고, 니 말도 맞다는 식의 갈등 봉합은 마치 중립과 관용의 척도로 보여지기도 한다.  

그러나 웬디 브라운이 지적한 것처럼 그것은 어떤 사안을 서둘러 탈정치화하거나 차이를 '차이가 아닌 것처럼' 애써 봉합해 버린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언젠가 이글루스에서 동성애 논쟁이 일어난 바 있는데, 거기에서 '동성애 혐오'도 인정해 줘야한다는 식의 논리를 접한 적이 있다. 마치 '니 말도 맞는데, 한편으론 내 말도 맞아'라는 식.  

이런 식의 차이 봉합은 일정정도 권력 우위를 점한 자들의 배부른 소리 같기도 하다.  

웬디 브라운이 지적한 게 이러한 지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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