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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송세월
김훈 지음 / 나남출판 / 2024년 6월
평점 :
도서관에서 제목만 보고 꺼내든 김훈의 산문집.
이미 첫 서문에서 와인과 소주, 막걸리, 사케에 대한 생활적인 묘사와 설명에 매료되어 빌려왔다.
김훈의 소설은 유명하지만 하나도 읽어본 작품이 없었는데, 산문집을 읽다가 이 작가의 필력에 반해버렸다.
70대 노인의 세상과 일상을 담담이 문장으로 풀어낸다. 그 깊이가 그동안 접할 수 없었던 글이기도 했고, 문득 나이들어간다는 것이 아름답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깊이있는 시선을 가지게 될 수 있다면 말이다.
한편으로는 노인을 이해하게 되는 첫 경험이기도 한 것 같다. 노인이 겪게 되는 신체적 불편함이 무엇인지, 그 불편함과 아픔, 고통으로 인한 감정의 소모가 무엇인지를 작가의 담담한 고백을 통해 경험할 수 있다.
노인을 이해하는 우리 시대 차별적인 편견을 생각한다면 난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우리 또한 겪게 될 고통과 경험이기 때문이다. 우린 모두 결국엔 노인이 되니까.
죽음을 준비하는 일상도 인상적이다. 조상의 묘를 파묘해 자연에 되돌려주는 작업도 그렇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여러가지 물건들을 주변에 나누어주는 일도 그렇고 ... 삶을 정리한다는 것이 추상적인 게 아니라 이토록 구체적인 것이었나 싶다.
아직 책을 다 읽지 못했는데 반납일이 다가오고 있다. 부지런히 정독해야겠다.
스님이 아는 것은 ‘쉬움‘의 단순성이다. 이 단순성을 터득하고, 그것을 단순한 언어로 표현하려면 맑고 힘센 마음의 자리에 도달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노스님은 쉬움으로 어려움을 격파하는 힘이 있었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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