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도 - 해상시계 발명이야기
데이바 소벨 & 윌리엄 앤드류스 지음, 김진준 옮김 / 생각의나무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선박의 위치는 2차원에서 표현할 수 있다. 지구 상의 X좌표와 Y좌표. 이것은 다름아닌 경도와 위도이다. 선박에서 항해사는 언제나 경도와 위도를 사용하여 현재의 선박 위치를 측정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항로를 선정하게 된다. 항해사라는 직업을 가진 나에게 경도라는 책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이 책의 초반부에 보면 경도를 정확히 측정 할 수 없어서 위대한 항해사들이 겪어야 했던 일화들이 나온다. 1492년. 신대륙 발견으로 유명한 콜럼버스도 당시 경도를 알지 못한 이유로 위치를 정확히 판단하지 못하고 길을 잃고 헤매인 것 같다. 책에서 설명한 것처럼 두개의 손목 시계만 있다면 두 지점의 시간차를 통해 경도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현재는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진자 시계만 있었던 당시로서는 해상에서도 정확히 시간이 맞는 시계를 만든 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처럼 보였다. 온도로 인해 그리고 선체의 흔들림으로 인해 진자가 규칙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던 것이다.

사실 당시(18세기) 정확한 경도를 측정하는 일을 중요하게 여겨 영국에서는 경도 위원회를 구성했고, 위원회는 30해리 이내의 오차로 경도를 측정하는 방법을 고안해내는 사람에 대해 2만 파운드의 상금(우리 돈으로 얼마인지 계산이 않되 사실 상금이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 원화로 환산해서 기술 했으면 더욱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을 내걸게 된다. 당시 경도를 정확히 찾아내는 일이 얼마나 급박한 일이었는지 알수 있게 해주는 부분이다.

그러나 당시는 천문학에 관심이 많았던 시절이었던 탓인지 많은 사람들은 천체를 관측하여 위도를 찾을 수 있는 것처럼(북극성의 각도를 측정하고 오차를 무시한다면 그 각도가 위도가 되는 것처럼) 경도 또한 천체의 규칙적인 움직임과 그 움직임의 관측을 통해 찾으려고 한다. 그러나 우리의 주인공 존 해리슨은 그 경도의 문제를 천문학이 아닌 정확한 해상시계의 발명으로 해결하게된다. 그러나 그렇게 발명된 시계(H-1 이라 부른다)가 경도 위원회에서 상금을 받기까지는 엄청난 시간이 흐르고 만다. 이는 당시의 시대적인 상황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앞에 설명한데로 당시는 천문학에 관심이 많았던터라 경도를 시계를 통해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을 경도위원회에서는 믿을 수 없었던 것이다. 특히 매스켈린이라는 사람이 왕실 천문학자로 취임되면서 더욱 그러한 상황을 악화시켰다. 정확한 시계라고 할 수 있는 H-4 시계까지도 그 정확성이 우연이나 행운에 기인할 지도 모른다는 심사국의 오판으로 인해 존 해리슨은 커다란 어려움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어려움을 거쳐 끝내는 존 해리슨의 해상시계를 통한 경도의 측정방법이 정확하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었다. 아마도 책 표지에 나오는 '외로운'이란 표현은 이 어려움을 혼자서(아들도 나온기는 한다) 딛고 일어섰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많은 오역도 발견된다. 실무에서는 천측력(The Nautical Almanac)이라 불리우는 책이 항해력이라고 번역된곳도 있다. 아마도 번역자가 이 방면의 전문가가 아니라 전문 번역가이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현대의 선박에서 천체의 각도를 측정하여 선위를 구하여 항해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 과학기술의 발달을 통해 GPS 라는 위치측정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순간 순간 현재의 위치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의 그러한 숨은 노력 덕택에 현재의 편리함이 있는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런 부분에서는 '역사는 현재와의 부단한 대화'라는 말이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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