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읽었는데, 다시 한번 읽고 싶었다. 문제는 내가 책을 즐기면서 읽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를 쫓아가는데 급급하다는 점이다. 번역이 아무리 좋아도 내가 그 문화 안에 사는 것이 아니라 인물들이 말하는 바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나 이런 종류의 서술 형식을 가진 소설에서는 더 그런 것 같다. 테리 프래쳇의 디스크 월드 연작도 재미있다는 글이 많지만 원서로 읽을 엄두는 안난다. 영어를 읽을 줄 안다고 해서 그 소설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차라리 좋은 번역본을 기다리는 것이 낫지 싶다.

세상의 종말이나 선과 악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관점이 마음에 든다. 영화 오멘 같은 종류의 이야기는 내 취향이 아니다. 인간 세계가 천국이나 지옥보다는 더 살기 재미나는 곳이라는데, 나는 지루한 인간이라 북새통인 세상은 별로이다. 물론 지옥은 싫지만. 하지만 심각한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면 다른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살든 간섭하지는 않는 것이 좋지 않을까? 제일 끔찍한 일은 내 신념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일이다.  그런데 가끔씩 내가 엄마라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것 같다. 부모 노릇은 정말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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