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받으려고 오래 기다렸다. 입원은 세시 삼십분쯤 한 것 같다. tv 없는 방으로 해달라고 했다. 창가 자리가 비어서 에어컨 옆 침대를 선택했다. 오인실인데 두명이 쓰고 있다. 자기 전에 옆 침대 환자의 조언과 당신 이야기를 한참 들었다. 심심하신가보다. 사실 병실 들어왔는데 폰으로 영상을 보고 있어서 이어폰으로 들어달라고 했다. 소리가 안들리니 살 것 같더라. 점점 더 소음에 민감해진다. 그냥 소음이 아니라 말소리인데 의미가 안들리는 소리는 더 견디기 힘들고 뜻을 알아듣는 소리도 듣고 싶지 않은 내용이면 괴롭다. 점점 괴팍해지나보다.
주사는 네시 삼십분쯤 맞기 시작했고 의사선생님은 다섯시 넘어서 회진 왔다.

2일차. 다섯시쯤 일어나서 화장실에 다녀왔다. 큰 볼 일도 보고 지금까지 폰으로 메일도 확인하고 인스타, 트위터, 페북 글도 보았다. 
수술 날짜 잡았다. 9월12일 화요일. 예방적 난소절제술 하기로 하고 예방적 유방절제술도 할까 생각중인데 비급여란다. 
의사선생님이 세시쯤 회진와서 그동안 수고했다고 인사를 하시는데 당신 몫은 여기까지라는 것으로 들렸다.

3일차. 4:52.
퇴원. 오자마자 속옷 빨래하고 쉬다가 삼동이네 가서 점심 먹었다. 정수기 설치 할 때 지켜보고 하나카드 신청 전화 받고 내려가서 잠시 작업하고 인터넷 뱅킹하고 공원 산책하고 쉬었다. 저녁 먹고 설거지하고 여덟시부터 잤나보다. 중간에 남편이 와서 아는 척하고 도로 잠 들었다.

4일차. 4:06.
아침밥 준비. 밥하고 콩나물 무침, 미역국 끓였다.
입이 마르고 손발이 저리고 목에 무언가 걸려 있는 느낌이 들어. 아픈게 아니라 불편해.
종일 세끼 챙기고 설거지해서 그런가 등이 아프다. 그리고 명치가 접히게 아파. 발바닥이 전기 오른듯이  저리다.
비가 많이 오네. 자다 깼어. 한시간쯤 잤나보다. 

5일차. 5:11.
등이 아파. 밤새 한시간 간격으로 잠이 깨다 들다 했다.
바람이 차다. 수술 받을 때는 더 차려나? 가을 옷으로 정리하고 입원해야 하겠군. 퇴원하면 기운이 없을지도 모르니까.
어제부터 왼쪽 눈꺼풀이 가끔 떨린다.
심심하다. 책을 읽고 싶지는 않고 몸으로 하는 일을 해야 시간이 빨리 가는데 그것도 할 엄두가 안난다. 
두끼 준비하고 설거지 했다.

6일차. 5:02.
여전히 한시간 간격으로 자다깨다 한다. 
발바닥이 불편하다. 자는 것도 불편하다. 그리고 엉덩이 뒤 골이 가려워서 긁었더니 피가 나네. 거긴도 또 왜 덧나고 그러나. 
지금 바람은 개운하게 자고 일어나는거다. 
입맛이 무인 시기가 돼 가나보다. 혀가 무거워. 그래도 밥은 꼭꼭 씹어서 잘 먹고 있다. 내가 한 멸치조림에 설탕을 너무 많이 넣었나보다. 끝맛이 달다 못해 쓴 느낌이 들어. 
목에 뭔가 걸린 느낌은 아직 덜해. 덜한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아. 비슷해.

오전에 원고 보고 점심 먹고 한 숨 잤다. 다시 보고 다른 원고도 검토하고 올라왔는데 온몸이 다 쑤신다. 특히 발목. 몸살처럼 쑤셔. 어깨도 아프고. 등은 안아프네.

7일차. 5:34. 미국에서는 개기일식이 있었대.
다리가 쑤셔. 그래도 서너시간은 깨지 않고 푹 잤다. 
저녁에 일이 있어서 다녀왔다. 시청 앞 계단이 너무 많더라. 올라가는데 힘들었다. 그래도 두시간 정도 앉아서 듣는데 전혀 힘들지는 않았다. 제일 힘든 것이 계단 오르기이군. 

8일차. 6:54.
푹 잤다. 어제 외출해서 늦게 잤더니 그런가보다. 그럼 그동안 잠 못잔 이유가 몸이 피곤하지 않아서였던가 싶기도 하다. 5시 쯤 깨서 화장실 다녀오고 다시 아주 달게 잤다. 
두통이 약간 있다. 
프로젝트팀 쫑 파티 다녀왔다. 

9일차. 7:50.
푹 잤다. 중간에 몇 번 깨기는 했지만 금세 도로 잠이 들었고 아침녁에는 아주 달게 잤다.
손발이 약간씩 저릿하지만 다른 일을 못할 정도는 아니다. 
오후 세시쯤, 밤에 목이 너무 쓰렸다. 세시에는 밥을 안 먹어 그런가 싶어 밥을 먹었고 밤에는 조금 지나니 괜찮다. 목구멍에 무엇이 걸려 있는 느낌은 불쾌하다. 
왼쪽 발가락 사이가 너무 건조해서 조만간 상처 날 듯 하다. 이거는 원래 그러다가 항암주사 맞는 동안은 오히려 덜 건조했는데 이번 주부터 도로 심해지는 듯 하다. 
발가락에 물집이 생겨서 걷기가 힘들다. 주 중에 삼일이나 저녁마다 외출해서 그런 것 같다. 발바닥이 화끈거려서 불편하다. 
입 안에도 혓바늘이랑 부은 곳이 있어서 불편하다.

10일차. 
책 읽느라고 세시 되어서 잤는데 딸 공항 데려다주는 남편 따라 갔다가 집에 오자마자 바로 잠 들어서 열시에 깼다. 
손발이 살짝 뻣뻣한거,  발가락 물집, 발바닥 화끈거림, 입 안에 혓바늘 때문에 조금 불편한거 빼고 괜찮다.  

11일차. 
아주 잘 잤다.

12일차.
잘 잤다.

13일차.
잘 잤다. 
손발이 저릿한 느낌은 있지만 컴퓨터 작업 못 할 정도는 아니다. 아픈 것이 아니라 불편한 느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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