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끝나기 전에 꼭 보고 싶다고 해서 예매를 해 두었다. 두시 공연이었는데, 아이가 과제로 종묘제례를 보러 가야하는데 같은 날이라고 했다. 열한시 삼십분에 어가행렬 보고 극장으로 온다고 해서 같이 가자고 했다. 아침부터 서둘러서 버스를 타고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기다렸다. 교보빌딩에 있는 파리크라상 카페에서 점심거리를 사고 차도 옆에 앉아서 기다렸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서 햇볕에 비해서 덥지는 않았다. 

아무튼 긴 행렬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종묘로 갔다. 한시삼십분에 영녕전 제향이 있고 네시삼십분에 정전 제향이 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택시 타고 블루스퀘어로 왔는데, 택시 기사가 길을 몰라서 또 한참 걸었다. 극장은 좋더라.

뮤지컬은 재미있게 보기는 했지만 딱히 이야기가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그냥 볼거리라고 할 정도.

내가 보기에는 우울증에 걸린 아주 아름다운 왕비와 남편이 황제의 엇갈린 마음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실제 역사로 알려진 사실과는 좀 다르기도 했다. 루돌프 황태자는 연인과 자살한거라고 알고 있었는데 뮤지컬에서는 그렇게 나오지 않더라. 아주 어릴때 영화로 본 기억이 있거든.

뭐라고 할까? 그냥 아름답기는 했지만 자신이 처한 지위를 받아들이지 못한 여자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연인이 바라는대로 스스로의 인생을 살 수는 없다는 걸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생기는 불행을 보여주는 이야기일세. 

 

종묘제례는 볼 만하기는 했지만 제사라는 걸 생각하면 구경이 아니라 좀 더 경건하게 참관해야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하는 반성을 했다. 

정말 새로웠다. 전체 진행과 복식이 당시와 같은 품질로 만들어지면 굉장히 장관일텐데 싸구려라 흉내낸 티가 너무 많이 났다. 이왕 할거면 좀 더 격식있고 우아하게 하면 참 좋겠다. 결국 비용을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는 거지만. 

지금도 아마 많은 비용이 들고 고생하는 사람도 많을터이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더 제대로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떻든 말 탄 사람을 보니 나도 말 타는 걸 배우고 싶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