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딸을 4호선 신용산역에 내려주었다. 매주 수요일에 첫 수업이 있어서 아들아이 학교 데려다 주면서 같이 나온다. 오늘이 두번째였다. 세번째인가? 3월 세번째 수요일인데.

어쩌다가 리더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 이야기가 시작되었더라? 아이 학교 과 조정 문제 때문에 생긴 일 이야기 하다가 총학생회의 역할로 넘어갔다. 그러다가 우리 동네 국회의원 후보 결정에 대한 요즘 이야기를 하면서 리더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까지 하게 되었고 결국은 내가 하는 역할에 대해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짚어보게 되었다. 

리더는 전체 구성원이 자기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고 또 그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한다. 왜냐하면 어떤 문제에 몰입하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 눈에는 뻔히 보이는 문제점 조차 보이지 않아서 그냥 넘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떻든 똑같은 결정을 하더라도 리더는 구성원 모두가 어떤 일에 대해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리더가 어떤 결정에 이르는 과정이 스스로에게는 너무 쉬운 일이었더라도 다른 구성원들은 그 과정을 이해하는 일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다.

이걸 아는데 삼년이 걸렸는데, 이제는 습관으로 만들어야 할 더 어려운 과정이 남았다. 그런데 깨닫는 데 너무 많은 정서적 소모를 해서 다시 채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딸이 이런 이야기를 듣더니 엄마는 당연히 할 수 있다고 했다.

봄이 오는구나 하는 걸 느끼는데 내 마음은 아직 겨울이고 언제 봄이 올런지 모르겠다고 푸념을 했더니 딸이 몽고는 겨울이 육개월이란다. 어쩌면 나는 지금 겨울만 있는 곳에 사나보다. 하지만 계절 변화는 작지만 어디나 있지 않나? 남극도 여름이 있다고 한 것 같은데. 남극 여름이 우리나라 같은 여름은 아니겠지만. 아마 나는 남극에 있으면서 우리나라 한여름 같은 날씨를 기대해서 더 춥게 느끼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쓰면서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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