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징검다리 연휴이기는 했지만, 매일 일이 있었다. 7일은 친정식구 모임, 8일은 시댁 모임, 9일은 출근, 10일은 말 그대로 쉬었지만 미용실과 손관리 받으러 가느라고 반나절을 썼다. 그래도 오가며 전철에서 읽고, 밥 먹는 사이사이에 읽었으니 많이 읽은 셈이다.
[바람피우고 싶은 뇌]는 제목에 낚이기는 했지만, 한번 읽어볼 만 했다. 서문 제목이 '인간의 신비, 생물학에 길을 묻다'인데 아마도 이 제목이 책 내용을 요약한 구절이라고 생각한다. 차례 제목도 아주 호기심을 끌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길게 설명하지 않고 간단하지만 재미있게 서술해서 사람의 뇌, 호르몬이 사람의 연애나 남녀관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소녀들의 심리학]은 번역서 제목에 들어 있는 심리를 다룬 책이라기 보다는 따돌림 현상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해야 하는가를 주로 이야기한다. 따돌림 때문에 마음아파하는 아이를 둔 부모에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내 아이가 가해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여자 아이를 둔 부모가 읽는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아직 치유하지 못한 상처를 갖고 있는 예전의 소녀였던 어른에게도 위로가 될 지 모르겠다. 동서양 문화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주었다.
<323쪽에서
이 책에서 나는 여학생 따돌림의 실상을 조금이나마 보여주고 그것을 이해라려는 노력을 시작하고 싶었다. 나는 소녀들이 가담하는 대체공격이 의사소통의 만족스럽지 않은 형태라는 사실과, 분노를 표출해야 하는 인간의 보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사실과, 그것이 소녀들에게 허용되는 유일한 표현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왜 아플까]는 우리가 병에 왜 걸리는가를 정신분석가의 입장에서 탐구하였다. 딱 떨어지는 답은 없지만 그래도 여러 가지 면에서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었다.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고,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그래서 어떻게 해야하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하게 하더라.
의료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사실 병이 안날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는 것이 의학의 목적이 아닐까? 병이 난 다음 회복되도록 하는데 드는 비용보다는 예방이 더 적은 비용이 들지만 그것을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상황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걸까?
<뒤표지에서
병에 걸리는 이유는 따로 있다! 왜 아픈지 궁금하다면 먼저 '나'를 이해하라! 정신분석학과 심리학으로 질병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436쪽에서
그러면 이런 요인들이 과연 얼마나 변할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개인을 조사해야 한다. 우리는 앞에서 이미 살펴봤다. 하나의 원인이 하나의 질병을 일으킨다는 생각은 틀렸고, 쓸모도 없다. 질병은 대부분 복잡한 과정이다. 인과 요인들이 이 과정에 다양하게 관여한다. 어떤 사례에서는 심리 상태가 특히 중요하다. 그런데 하나의 사례에서도 주요 요인이 시시때때로 바뀔 수 있다. 어떤 요인 때문에 병에 쉽게 걸린다 해도 그 요인이 질병을 유지하는 요인과 반드시 같지는 않다. 또한 질병이 시작되는 요인과도 다르다. 특정 질병으로 밀어붙이는 요인을 어떤 사람이 가지고 있어도 그는 전혀 병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요인은 다른 사람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이런 사실을 고려하면 우리는 이제 단일 원인 모형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직까지 단일 원인 모형이 상식적으로 매력적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