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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뛰어난 중년의 뇌 - 뇌과학이 밝혀낸 중년 뇌의 놀라운 능력
바버라 스트로치 지음, 김미선 옮김 / 해나무 / 2011년 1월
평점 :
이 책의 원제는 <The Secret Life of the Grown-up Brain>이다. 하지만 번역서 제목이 훨씬 더 눈길을 끈다. 저자가 현재 뉴욕타임스에서 의학 및 건강 전문기자로 있기 때문인지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일반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서술하고 있다. 전문 연구자들이 생산한 자료를 스스로 소화해서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쓴다는 점에서 부러운 능력이기도 하다.
왜 중년이 되면 깜박깜박하는지에 대해 과학적으로 설명해 주었다는 점에서도 아주 유익했다. 사실 다른 이익을 얻기 위한 댓가라니 참을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웹이라는 방대하고 유능한 자원의 지원을 받는 시기에 산다는 커다란 장점도 동시에 누리고 있기도 하단다.
게다가 제목처럼 뇌는 성장을 계속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기쁘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하다. 알면서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 책임이 개인에게 있다는 것이기도 할테니까.
나이가 어떻든 스스로가 뇌를 명민하게 단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약간 안심이 되기도 한다. 무한한 가능성은 아니지만 얼마든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는 점에서.
뒷 표지의 출판사가 제공하는 홍보 문구가 이 책이 이야기하는 요점을 그대로 알려준다.
"이름을 잊어버리고, 열쇠를 어디 두었는지 곧잘 깜박깜박하더라도, 중년의 뇌는 탁월한 통찰력과 능력을 지니고 있다. 저자는 뇌과학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그동안 얼마나 중년의 뇌가 과소평가되었는지를 경쾌하고 주도면밀하게 보여준다. 중년의 뇌는 강력한 시스템을 만들어 복잡한 문제일지라도 쉽게 해결책을 찾아내며, 패턴을 잘 인식하기 때문에 중년은 그 어떤 연령보다 신속하게 상황을 파악한다. 수백 통의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복잡한 거래를 성사시키고, 크고 작은 자산을 관리하면서, 동시에 가정의 소소한 일을 챙기는 뇌가 바로 중년의 뇌다."
하지만 이 책을 찬찬히 읽다보면 중년의 뇌만큼 편차가 큰 뇌가 없다는 말을 보게 된다. 편차가 크다는 점이 중년의 뇌의 특성이라고까지 한다. 아마 모든 사람이 뛰어난 중년의 뇌를 가지고 살 수는 없다는 점,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한다는 점을 알려준다. 무엇보다도 교육과 운동이 중요한 요인인 듯 하다. 일반적으로 건강하다면 교육이 중요한 요인이 되고, 뇌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이 아주 크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중년이 좋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저자의 말에 진심으로 동의했다. 내 주변에서도 다들 그렇게 이야기한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청년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어하지 않더라. 나이들면서 잃어버리는 것이 많다고 할지라도 새롭게 얻는 것이 그 부분을 보충하고도 남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실 이런 뇌를 가진 능력있는 사람들에게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사회적으로도 이익이 된다는 저자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아마 내가 중년이어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전체 사회 시스템을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바꾸어야 할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사는 게 이런 식이어야 할 이유는 전혀 없어요. 앞으로는 모든 직업에 안식년을 부과해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자녀가 있는 경우는 일하는 날을 3일이나 4일로 줄이는 방법도 생각할 필요가 있어요. 자녀를 양육하는 시점에는 직장 스케쥴이 유연해야 해요. 그리고 65세가 되었을 때 세상에 뒤떨어지지 않을 필요가 있죠." - 290쪽, 로라 카스텐슨
293쪽에서 <중년에 접어든 뇌는 세심하게 구축된 연결고리와 경로를 지니며 우리를 더 영리하고, 더 평온하며, 더 지혜롭고, 더 행복하게 한다. 이러한 연결망이 바로 우리가 순간적으로 주위의 기본 패턴들을 인식하고 올바른 판단(좋은 선택이냐 나쁜 선택이냐, 친구냐, 적이냐?)을 내리게 하는 것들이다. 중년이 되면 우리의 뇌는 복잡한 상황과 주위 인간들을 거의 자동조종 상태로 누빈다.>
뇌과학 관련 책을 여러권 읽었지만 뇌의 각 부분을 지칭하는 용어(번역어)들이 아직 통일되어 있지 않은 모양이다. 사실 다 외우는 것도 아니지만, 같은 부분인데 용어가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지돌기, 가지돌기가시, 거울뉴런, 겉질, 관자엽, 뇌들보, 뇌량, 대뇌피질밑, 등쪽가쪽 이마앞겉질, 말이집, 미엘린, 배외측 전전두피질, 백색질, 새겉질, 수초, 신피질, 안와전두피질, 운동겉질, 이마겉질, 이마엽, 전두엽, 전두피질, 측두엽, 치아이랑, 회색질, 희소돌기아교세포 -- <찾아보기>에서
전체적으로 편집과정에서 많은 노력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찾아보기도 꼼꼼하게 작성해서 다음에 필요한 부분만 찾아 읽고 싶을 때 아주 유용할 듯 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스노든의 <우아하게 늙기>라는 번역은 이 책을 읽은 독자로서 아쉬웠다. 우리나라 번역본 제목은 <우아한 노년>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맞추어 주었다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참고문헌 중에서 우리나라에 번역된 책은 서지사항을 우리말로 해 주었다면 더 좋았을터이다. 약간 아쉬운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