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맞이 준비는 대충하고 읽을 책을 잔뜩 빌려갔다.




이 네 권의 책 중에서 다 읽은 것은 [행복의 조건]이다. [왜 인간 인가?]는 알고 있는 이야기는 건너뛰면서 읽었고, [마음의 탄생], [모든 것을 기억하는 여자]는 훑어만 보았다. [야만적 불평등]은 목차만 보았다.
[행복의 조건]에서 기술하고 있는 종단적 연구는 참으로 거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사람의 인생을 그 시점에서 연구하는 것을 40년 이상 하고 있다는 것이 대단하고, 이것이 미국이 갖고 있는 저력인 것 같다. 요즘은 책을 읽으면 금방 잊어서 밑줄이나 표시를 해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감동 받은 느낌은 있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적기는 어렵다. 결국 마음에 드는 책은 사서 밑줄을 그으면 읽어야 한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서도 변할 수 있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누구든지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어서 더 책임을 갖게 한다.
[왜 인간인가?]는 방대한 연구들을 인용하면서 인간이 왜 다른 동물과 다른 지, 어떤 점에서는 같은지에 대해서 정말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비슷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쓴 책을 많이 읽은 듯 하다는 것이다. 어디서 읽은 듯한 내용이 늘 나오는 것을 보면 그렇지 싶다. 하지만 재미있었다. 그리고 이런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책을 쓰는 저자들이 부럽다.
이 책들 말고 소설도 두 권 빌렸는데, 역시나 못 읽었다. 생각보다 설이 길지 않더라. 요즘 절실하게 드는 생각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늘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