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부엌 - 노년의 아버지 홀로서기 투쟁기
사하시 게이죠 지음, 엄은옥 옮김 / 지향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신문에서인가, 어디서 책 소개하는 것을 들으며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책인데, 우연히 도서관 서가를 훑다가 발견했다.

네딸과 아들 하나인 가족 구성이 부모님을 생각나게 했다. 

80이 넘은 남자 어른이 혼자서 살아간다는 것, 게다가 자식들에게 폐가 되지 않으려고 마음 먹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눈물겨웠다. 하지만, 일본도 아들이 부모를 보살펴야한다고 생각하고, 시집간 딸이 친정부모를 모시는 것은 어느정도 부담이 된다는 것은 우리하고 비슷한 것 같다. 

일기도 열심히 쓰고, 딸에게 편지도 쓰면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딸들의 처지가 이해가 가는 것은 내가 어쩔 수 없는 딸이기 때문이리라.

사실 자식보다 이웃에 사는 사람들이 더 살갑게 대할 수 있는 것은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가족과 달라서이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가족이 아니기 때문에 막연하게 기대하는 마음이 덜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조금 더 조심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 같다.

우리나라도 노년의 부모들만이 혼자 사는 세상이 다가오는데, 이 외로움을 어떻게 해결해 주어야 할까? 요양소나 양로원이 대안은 아닌 것 같다. 혼자서 스스로를 돌볼 수 있을 때까지는 스스로 생활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그래야 죽는 날까지 건강한 모습으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으리라. 노인이 되었을 때 아기처럼 주위사람이 돌보아 준다면, 그것은 도리어 빨리 죽으라고 재촉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노인이 아니더라도 본래 사람은 외롭게 마련이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좀 더 혼자 사는 것이 쉬울 것 같기도 하다. 독립적인 생활과 자유로움의 댓가가 밤의 외로움이 아닐까? 

아버지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가 원래 경어체로 쓴 것인지가 궁금하다.

원작이 출판된지 20년이 되었으니 고인이 되지 않았다면 백세가 넘으셨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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