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한번씩 하는 독서 모임에서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독서 모임을 통해 얻는 것은 같은 책을 읽고 다른 이의 관점을 이해할 수 있어서 좀 더 다양한 시선으로 책을 이해할 수 있다. 사실 내 경우에 독서 모임에 참여하면서 얻는 더 좋은 점은 아마도 혼자라면 그 책을 읽지 않았을 책이 인생의 책이 된다는 것이다. 너무 유명한 책은 유행이 지난 다음에 읽거나 아니면 안 읽게 된다. 영화도 마찬가지이다. 너무 유명하니 가만히 있어도 그 책이나 영화에 대한 평이 넘치니까 마치 읽거나 본 것 같아서 그런지, 성향이 삐딱해서인지, 둘 다 일지도 모르겠다.아무튼 같이 읽자고 하지 않았으면 이번 책을 출판된지 이렇게 빠른 시일 안에 읽지는 않았을거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생각하고 있던 많은 궁금한 것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지금까지 내 인생의 책은 순서대로 <양육가설>, <이만하면 괜찮은 죽음>, <공정하다는 착각>이다.처음에 제목만 듣고는 <실력과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당신에게>와 비슷한 내용일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책이 지향하는 바는 같지만 <공정하다는 착각>은 훨씬 더 두껍고 연구 논문처럼 쓰인 책이다. 게다가 원제(The tyranny of merit: What‘s become of the common good?) 훨씬 더 책 내용을 잘 설명하는데 왜 번역서 제목을 헛갈리게 지었나하는 불만이 들었다. 이 불만은 독서 모임에서 다른 이들 이야기를 듣고 일부 이해는 되었지만 그래도 아쉽기는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진 편견과 오해를 다시 돌아볼 수 있었고, 그 해결책으로 저자가 제안한 방법도 정말 동의한다. 그동안 내내 그 많은 부유한 사람들이 왜 자기 아이들을 좋은 학교에 보내려고 그렇게 애를 쓰나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가며, 아이와 사이도 나빠져가며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이유가 뭐지 궁금했는데 이 책에서 답을 얻었다. 명예더라구.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재능과 운, 그리고 노력이 동시에 잘 어우러져야 가능한데, 그걸 우리 모두는 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