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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만을 말할 것을 맹세합니까
아비 지음, 강은슬 옮김 / 푸른길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말이라는 것이 얼마나 전달하기 어려운 것인지, 그리고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타인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등장인물들의 대화, 편지, 일기, 공문 등을 통해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사실 학생과 교사 사이의 문제는 그 자체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데, 다른 사람들이 개입하면서 문제가 커진다. 부모나 교감 선생님이 나 몰라라 할 입장은 아니지만 교육구의 행정가와 정치가, 신문사, 방송 기자들이 개입하면서 문제가 커진다. 특히, 교육구의 예산 승인 문제와 교육 위원 선거라는 정치적인 변수가 끼어들면서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나윈 선생이나 필립 모두 피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개의 경우 열린 마음, 빈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이나 편견에 기초하여 말을 듣는다는 것, 남이 내 말을 그렇게 들을수도 있다는 것보다 내가 다른 사람의 말을 그런 식으로 듣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 더 무섭다. 대화 중에 상대가 내 말을 제대로 안듣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기는 하지만 내가 다른 사람의 말을 제대로 안듣고 있다는 것은 몰랐다.
과연 누가 제일 나쁜 사람일까?하는 판단부터 하게 되는 것은 왜일까? 아무도 이렇게 사태가 전개되는데 내가 한 잘못은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는 점도 실제 세상과 같은 것일까?
대화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주는 내용이었다. 만약 중고생들에게 읽힌다면 여러가지 측면에서 생각할 거리를 직접적으로 제공해 주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