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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학교 아이들
커티스 시튼펠드 지음, 이진 옮김 / 김영사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많은 기대를 갖고 보았던 것이 아니어서 그런지 오히려 실망이란 느낌이 들지 않았다.
리, 라는 주인공 소녀를 따라가면 십대 소녀의 심리를 훔쳐보듯 빠짐없이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같은 책을 읽고서도 남성인 독자들이 그저 '성장소설의 하나'로 느끼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됐다. 그들은 소녀로 살아본 적이 없으니까.
사춘기 소녀들의 은밀한 성적 호기심, 약간의 허황됨, 가족 또는 친구에 대한 기대 등 정말이지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리'는 '사립학교'라는 나름 특수하고 복잡한 환경에 속해있다.
'사립학교'라는 환경- 단지 이 환경이 보통 사춘기 소녀가 느끼는 것들 보다 더 복잡하고 심오하고
격정적이고 혼란스러운 생각(또는 고민)을 하게 만들고, 경험을 겪게 되고,
'성인이 된 리'가 어떠한 것들을 깨닫게 한다.
이 깨달음이란 사춘기가 지나고 성인이 되었을 때 조금만 관심을 갖고 자신을 들여다보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그런 류이지만, 의외로 깨닫지 못하는 이들이 더많다는 것도 아이러니다.
'사립학교'의 아이들, 교사들, 직원들, 그 곳의 가시적인 혹은 보이지 않게 자리잡은 사고(또는 문화)까지, 이 모든 것들(학업, 성취, 연애, 우정, 미묘한 인종에 관한 문제, 물질적 배경(부))을
예민하고 예리한 사춘기 소녀의 눈으로 바라보고 나타낸 것이다. 놀랄만큼 정확하게.
익살스럽게 '사춘기 소녀들의 심리에 대한 바이블'이란 예명을 붙여
지인들에게 추천도 하고 선물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