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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아니요'가 사라진다면
다그마 가이슬러 지음, 양혜영 옮김 / 윌마 / 2026년 10월
평점 :
요조앤 서평단 모집에 선정되어 출판사 협찬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 지구에서 '아니요'가 사라진다면
다그마 가이슬러 지음 | 양혜영 옮김 | 윌마출핀
이어서 마주하게 된 《지구에서 아니요가 사라진다면》. '만약 ~한다면?' 하고 유쾌한 가정을 던지는 제목은 어릴 적 스스로 해보았던 엉뚱한 상상을 떠올리게 함과 동시에,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주는 것 반기는 그림책 종류 중 하나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들썩이게 만들기에 너무나 훌륭한 그림책이었다.
다만 이 책이 여느 그림책과 다른 점이 있다면, 단순히 흥미나 즐거움만을 추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속에서 '아니요'라는 거절의 말이 우리 삶과 안전을 지키는 데 얼마나 커다란 안전감이 되어주는지를 알려준다는 사실이다.
이야기는 로즈 아줌마가 정성껏 만든 케이크를 아이들과 친절한 플로리안아저씨가 거부하면서 시작된다. 로즈 아줌마는 자신이 온 정성을 다해 만든 케이크를 아이들은 물론 친절한 플로리안 아저씨마저 사양하자 크게 상심하고 만다. 그리고 모두가 잠든 까만 밤,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똥별을 바라보며 간절한 소원을 빈다. 바로 "이 세상에서 '아니요'라는 말이 사라지게 해달라"는 소원이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거짓말처럼 정말로 세상에서 '아니요'가 사라져 버리는데…! 그 이후 펼쳐지는 뒷이야기는 그야말로 난리법석 그 자체다! ㅋㅋㅋ '아니요'라는 거절을 할 수 없게 된 세상에서 일어날 법한 황당하고 유쾌한 일들이 가득 그려진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부모로서 가장 섬뜩하고 가슴이 철렁했던 장면이 있다. 바로 길가를 지나가는 아이에게 낯선 남자가 차를 타고 같이 가자고 묻는 대목이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이 장면에서 서늘한 긴장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책은 장난스럽고 웃긴 상황에만 머물지 않고, '아니요'를 할 수 없음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하고 위협적인 문제들을 생생하게 짚어준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단순히 "안 돼!"라고 통제하는 것 외에도, 우리 삶을 지켜내는 데 있어 거절의 언어가 얼마나 필수적인지 깨닫게 해준다. 솔직히 이 장면 하나를 마주하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무심코 아이들에게 던지는 "안 돼"라는 말이 그저 나쁜 금지의 표현이라고만 여겼던 내 고정관념 자체를 뒤엎어 주었달까?
그렇기에 이 책은 단순히 우스꽝스러운 해프닝만을 다루지 않아 아이에게 메시지를 전하기가 훨씬 수월했다. 부모의 제지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도 '아니요'라고 당당히 말하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말해줄 수 있었다.
과연 '아니요'가 사라진 세상은 끝까지 그대로 유지되었을까? 아니면 다시 원래대로 거절의 말이 돌아왔을까?
이 반전 가득한 이야기의 결말이 궁금하다면, 아이와 꼭 한번 책을 펼쳐보시기를 진심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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