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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 흔들리는 제국의 초상
이정민 지음 / 사이드웨이 / 2026년 6월
평점 :
북클로이님을 통해 협찬으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되었습니다.
📖 미국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이정민 지음 | 사이드웨이
평소 정치나 외교 관련 도서는 웬만하면 쉽게 손이 가지 않는 편이다. 생소한 전문 용어도 어렵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이해하기보다는 혼란만 가중되는 기분이 들곤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어떻게 무너지는가》를 펼치게 된 계기는 분명했다. 재선에 성공한 트럼프의 거침없는 행보를 보며 '대체 왜 미국인들은 또다시 트럼프를 선택했는가'에 대한 깊은 의문과 궁금증이 피어올랐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난 30~40년간 세계 유일의 단일 패권국으로 군림해 온 미국의 현재 모습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저자는 현재 미국이 보여주는 행보가 단순히 트럼프라는 인물 개인의 독단적 특성뿐 아니라, 미국 대다수 대중의 의지와 사회적 흐름이 반영된 결과임을 명확하게 말해준다.
책을 읽는 내내 국제 정치란 철저히 자국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냉혹한 판세이며, 그 흐름을 놓치는 순간 언제든 버려질 수 있다는 긴장감을 느끼게 했다.
특히 대한민국 최대 관심사인 주한미군 주둔 문제에 대해 미국인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서늘함을 안겨준다. 그들에게 동맹은 결코 영원한 약속이 아닌,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언제든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는 소재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70년 넘게 미국에 의지해 온 우리 입장에서 단번에 등을 돌리려는 듯한 이러한 태도는, 앞으로 우리가 세계무대에서 어떻게 생존하고 대처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경고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패권국이었던 미국 역시 영원히 정상에 머무를 수는 없다는 듯 그 면모를 서서히 잃어가고 있다. "동맹에도 시절인연이 있다"는 슬픈 생각이 들 정도로, 예전의 굳건했던 동맹만을 그리워하며 미국에만 전적으로 기댈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
스스로의 힘에 부쳐 자국의 이익만을 최우선시하는 미국과 복잡하게 얽힌 세계 각국의 이해관계를 보며, 이제 우리도 냉철하게 국익을 도모하는 실용적 외교를 펼쳐야 할 때임을 절감하게 된다.
책을 읽는 내내, 그리고 책장을 덮은 후에도 오래도록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을 강렬한 문장이 있다.
그 문장의 주인공은 주미 아프가니스탄 대사관 관계자로, 그분이 전한 경고는 이 책을 떠올릴 때마다 매번 생생하게 상기될 것 같다.
"하지만 쓸모없다고 판단하면 이 나라는(미국) 돌아서요. 우리가(아프가니스탄) 겪은 것처럼요. 한국 사람들도 그걸 알아야 해요."
내가 기억하는 시기부터 평화로웠던 1990년대와 2000년대를 지나온 나였기에, 지금 마주하는 혼란스럽고 냉혹한 세계정세가 더 낯설게 다가온다. 나처럼 세계정세가 낯설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다.
우둔하게 가만히 있다가 손해를 입기 전에, 미국의 현재 위치와 세계 각국의 냉정한 이면, 그리고 대한민국의 주체적인 좌표를 객관적으로 직시할 수 있는 소중하고 귀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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