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아이를 어떻게 바꾸는가 - 친절하고 똑똑하고 완벽한 대화 속에서 아이가 잃고 있는 것
가와하라 시게토 지음, 박현강 옮김 / 카시오페아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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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맘님의 서평모집>을 통해 협찬으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되었습니다.



📖 AI는 아이를 어떻게 바꾸는가

      가와하라 시게토 지음 | 박현강 옮긴이 | 카시오페아


서평 활동을 하다 보면 간혹 출판사에 대한 철학을 접하게 되는데, 내게는 '카시오페아' 출판사가 그랬다. 소설 《모모》에 등장하는 거북이의 이름에서 따온 카시오페아는, 길을 잃은 모모에게 조용한 인도자가 되어준다. 느리지만 꾸준히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책을 펴내겠다는 그들의 모토처럼, 그동안 이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은 늘 한결같았다. 그래서일까, 그 연장선에서 마주하게 된 신간 《AI는 아이를 어떻게 바꾸는가》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 내게 더욱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이 책의 저자는 두 아이를 키우는 일본인 언어학자이며 부부 모두 언어학자이다. 그래서 언어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공지능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부모로서 굉장히 무겁고 심각하게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도입부에서 인공지능을 무조건 배척하거나 박해하려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다만, 판단력이 미숙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할 때는 어른보다 훨씬 더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한다고 경고한다. 책을 읽는 내내, 그리고 책장을 덮은 지금 이 순간에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이 있다. '우리는 왜 검증되지 않은 도구를 아이에게 건네고 있는가.' 아마 이 문구는 아이를 키우는 내내 나의 머리 한 구석에 차지할 문장이 될 것 같다.


새로 나온 약은 오랜 시간 철저한 테스트를 거친다. 대상이 어린아이라면 그 과정은 비교할 수 없이 까다롭고 정교해진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기술을 아무런 검증도 없이 아이들의 일상에 곧바로 들이밀고 있을까?


컴퓨터와 인터넷이 막 보급되던 디지털 1세대로 자라나 SNS의 범람까지 몸소 겪어온 나는, 무분별한 디지털 기기 사용이 유익함보다는 유해함이 더 크다는 것을 체감하며 살아왔다. (아이를 키우며 살다보니 그시절 디지털기기의 사용이 유익함보단 유해함이 크다는걸 느꼈다.)


SNS도 아이들의 정신을 흔들어 놓는데, 하물며 인공지능은 어떨까. 제아무리 똑똑하고 사람처럼 군다 해도 결국 기계일 뿐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왜곡된 가치관과 생각을 SNS보다 더 은밀하고 깊숙하게 아이에게 심어줄 수 있다는 사실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미디어에서 들려오는 AI 대화 부작용 사례들은 이제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언젠가 들었던 AI 관련 강의에서 한 강사는 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아이들에게 하루빨리 이 기능을 쓰게 하고 적응시켜야 한다고 소리 높여 외쳤다. 그 당시에는 막연하게 받아들였던 그 주장이, 이 책을 읽고 나니 얼마나 안일한 생각이었는지 깊이 반성하게 되었다. 


내 결론은 명확하다. 아이들은 무엇이든 스펀지처럼 빨리 배우기 때문에, 오히려 그 무엇도 서둘러 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스마트폰도, SNS도, 인공지능도 마찬가지다. 부모의 적절한 관심과 통제 속에서 함께 활용하는 것은 괜찮을지 몰라도, 인공지능에게 아이의 시간과 교육을 전적으로 맡겨버리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이 책은 무조건적인 기술 반대론을 펼치지 않는다. 대신 부모가 어떤 명확한 기준점을 가지고 인공지능을 대해야 하는지 친절하고도 날카롭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준다. 넘쳐나는 AI 관련 서적 중에서도 기술의 화려함이 아닌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는 부모들에게, 그리고 언어로 소통하는 인공지능과의 대화가 과연 유익한지 고민스러운 모든 양육자에게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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