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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라이온 10
우미노 치카 지음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15년 5월
평점 :
어느덧 고3의 여름을 맞은 키리야마. 벌써 네가 학창시절의 마지막이라니... 키리야마는 여전히 혼자지만, 예전의 혼자와는
달라 보인다. 이제까지 3월의 라이온이 연재되는 동안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낸 나로서도 그들이 성장하고 아파하는 모습을 봐왔으니까 그도 그럴 것이
싶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는 히나를 줄곧 바라보고 있는 키리야마.
우리는 주인공 키리야마가 상처입은 것만을 줄곧 느껴왔지만, 그를 양자로 맞이한 새어머니의 관점에서 키리야마를 괴롭혔던 아이들, 자신의
자식들을 생각하는 관점도 펼쳐진다. 그런데 이것 또한 애처로운 느낌이 드는 것이 독자로서는 몹시 모순된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나는 그 중에도
노력하는 것도 재능이라는 자식의 말에 남편이 자신의 자식의 미래와 기대를 놓아버리는 부분이 계속해서 떠오른다.
어쨌거나 다시금 키리야마의 관점으로 돌아와서, 그는 자신이 이제까지 헤쳐왔던 시간들을 반추하고, 또 그러한 상황이 닥치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해가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떤 기사와의 장기 대전. 그 대전은 왠지 키리야마가 소야를 닮아가고 있다는 느낌마저
풍긴다.
항상 이 작가는 하고 싶었던 말을 뒤에 남겨놓는 습관이 있는 것 같은데, 이번편도 역시나였다. 히나의 아버지 그는 어찌 손을 쓸 수도 없을
정도로 소름이 돋는, 내가 생각하는 최악인 유형의 타입이었다. 자신 외 다른 존재의 감정을 읽지 못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관철하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며, 양심에 걸려 고민하는 시스템 같은 건 아예 없다. 그저 주변에서 확실하게 제재할 때까지 그는 자신의 길을 가며, 막다른
길에 도달해서야 아니면 말고 식이다. 물론 히나의 아버지가 어떤 인물일지는 점차 두고 봐야 알겠지만. 키리야마는 그를 향해 어른의 정의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나는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을까, 글쎄다.
마지막으로, 이 작가의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건데, 매번 되풀이되지만 나는 치열하게 살고 있지 않다는 것.
이번주도 거의 끝나간다.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그때까지 다시 또 열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