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
하일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10월
평점 :
품절


진실과 거짓이 아닌 진실과 환상에 대해 생각해 본다. 하일지의 소설 진술은 미스테리의 요소가 다분하며 뒷 부분에서는 예상치 못한 반전까지 더해진다. 하지만 이 소설은 추리소설이 아니다. 그 추리의 과정보다는 한 남자의 심리적 공황이 빚어낸 진실을 환상 속에서 끄집어 내는 과정이다. 국립대학교수라는 대외적인 직업이 모든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그의 아내를 아니 그의 연인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집착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의 진술속에 완벽한 부부애와 사랑은 결국 진실로 수용되는 현실일 수는 없는 것일까? 그에게서 천하의 악녀로 그려지는 그의 아내의 인생은 어땠을까? 보여주는 것보다 던저놓은 화두가 더 많은 이 얇은 소설책 한 권은 그 양을 넘어서는 큰 혼란에 나를 빠뜨렸다. 무엇이 진실이고 누가 용서 받아야 하는가? 환상은 거짓인가? 아니면 ... 그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물음표들을 만난 것 자체가 이 책에 별 다섯개를 기꺼이 내어준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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