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여인의 키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
마누엘 푸익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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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여인의 키스는 영화나 뮤지컬로 구성되어 책의 인기를 뛰어넘는 반향을 일으켜 왔다. 이는 이 소설의 대중성을 증명해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쉽게 빠져드는 우매한 공식처럼 예술성과 대중성이 반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아니오히려 예술이 진정한 힘을 얻기 위해서는 대중과 하나되어 호흡해야 할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동성애자와 극렬한 마르크스주의 청년이 만났을때... 처음에 둘은 한마디 한마디가 부딪혔으며 너무나도 다른 사고방식에 수용의 자세를 갖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인간과 인간의 유대가 형성되며 그들은 공유하는 것이 많아지는 것이다. 그 한가지 방법이 영화 이야기다. 영화를 이야기 하는 몰리나의 묘사력은 싸구려영화임이 분명해 보이는 작품에도 오싹함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이야기로 그들은 공유하는 것들이 많아지고 조금씩 자신의 모습을 이야기 하기 시작한다. 거기에 정치적 상황이나 공간의 문제는 부차적인 것이 되어버린다. 그들 사이의 목적이 사랑이었는지 우정인지 중요치 않다.

아니 둘은 그 목적이 같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을 넘어 그들의 마음은 하나가 되었으며 자신보다 상대를 이야기하기에 이른 것이다. 에필로그 형식의 보고서로 작성된 몰리나의 출감후 생활을 제외하면 거의 100% 대화체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말과 말속에 스며든 자연스러움을 통해 어떠한 묘사 서술보다 생명력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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