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세상 밖으로 나오다

와인 앤 더 시티 - 4년차 애호가의 발칙한 와인 생활기
이진백 지음, 오현숙 그림 / 마로니에북스 / 2006년 12월

 '와인은 비싸다. 와인은 상류층 음류다. 와인은 작업용 술이다. 와인은 사치다.'

 와인에 대한 제 생각이랍니다. 사실 이 책을 받고 나서 걱정도 많이 하고, 이걸 읽어야 되나... 이런 생각도 했답니다. 평소 와인 먹을 일도 없고 술도 안하기 때문에 너무나 버거운 책이였답니다. 그래도 리뷰는 써야겠고 여러가지 책을 읽어봐야 진정한 애독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겉표지 부터 훑어 보았습니다. '4년차 애호가'라는 말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작가도 와인을 접한지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가 거창한 집 안에서 태어나서 와인이 처음부터 입에 맞았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빨간 글씨 밑에 있는 글은 별로 관심을 끌지 못했죠. 와인을 좋아하지도 않는 제게는 와인 안주로 뭐가 좋은지는 관심이 가는 소재가 아니였습니다. 짧은 글이었지만 다 읽지도 않고 뒤로 돌렸습니다. 오호라. 이보다 더 재미날 수 없는 와인 즐기기랍니다.
 마음 먹고 처음 펼친 곳에는 작가가 와인을 처음 맛 본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와인 앤 더 시티'를 끝까지 읽을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준 글이였습니다. 작가도 처음부터 와인과 가깝지 않았다는 점은 때문에 작가와 공감대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작가가 처음 와인과 만나는 내용도 흥미진진해서 지루하지도 않았고요.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어갈 때 마다 늘어나는 와인의 이름은 가슴 속 까지 설레게 하였습니다. 덕분에 와인에 대해서 호감을 가지게 되었죠.
 무엇보다도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좋은 와인을 고르는 방법이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안 좋은 와인을 고르지 않는 방법이죠. 조만간 와인을 사러 할인점에 가볼 생각인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플라스틱 포일이 돌아가야 하고, 라벨이 지저푼 하거나 바래지 않은 것을 골라야 한다고 합니다. 처음인데 벌써부터 무게나 색깔로 좋은 와인을 선별해낸다는 것은 무리가 있겠죠. 그리고 와인은 비싸다라는 생각도 버려야겠습니다. 알고보니 싼 와인도 많더라구요. 책에서는 7천원 짜리도 있다고 하는데, 소주 몇 병 먹는 것 대신에 와인 한 병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요. 
 '신의 물방울'이라는 만화가 있더군요. 책을 보고 알았어요. 와인 이야기라는 것 말이죠. 이름은 많이 들어 봤었는데... 와인을 가까이서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놓친것 같네요. 시간이 나는대로 빌려다 볼 생각입니다. 책에 나온 일러스트를 보면 기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30Cm의 높이에서 떨어지는 와인이 명주실처럼 빨려들어가는 모습. 상상으로는 잘 모르겠는데 혹시 드라마는 없나요? 일본 인기 만화들을 보면 드라마화 된 작품들이 많던데, 찾아봐야겠네요. 지금 와인 앤 더 시티를 망설이는 분이 계시다면 지금 당장 펼치세요. 후회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