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호주제폐지운동과, 여성할당제고용정책등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가운데 이책을 읽게되었다. 어떤 한 사회에서 규정되어지는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것이 선천적인 것에 있지않고, 후천적인 학습의 결과라는 것은 고등학교 때 이미 배운바 있는 사실이었다. 한국사회의 남성성과 여성성은 대체로 남자는 강하고 책임감있고 활달한 남성성으로 , 여자는 연약하고 온순하고 온정적인 이미지의 여성성으로 규정되어져왔다. 이러한 남성성과 여성성의 구별 역시 우리사회에 오랫동안 전해내려온 후천적인 학습의 결과이다.이러한 후천적인 학습의 결과인 남성성과 여성성의 모습이 이갈리아에서는 어떻게 나타날까? 움(여성)들이 지배하는 이갈리아는 철저한 모계사회이다. 이곳에서는 움들이 정부의 주요 요직을 차지하고 있으며 직업에서도 움들의 선택은 보장된 반면 맨움(남성)들의 선택은 거의 보장되어 있지 못하다. 움들은 사회활동을 하며 돈을 벌어오는데 맨움들은 집에서 아이를 돌보며 가사일을 도맡아 한다. 이러한 남성성과 여성성의 구별지음이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여졌지만, 의식있는 맨움해방주의자들에 의해 차츰차츰 이러한 사회제도가 불평등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이 소설 속에서 작가는 현대의 우리 사회에서 규정된 남성성과 여성성의 모습을 확 뒤집어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남성은 돈을 벌고 여성은 가사를 맡는 기본적인 상황에서부터 시작된 이 뒤집기는 이갈리아 사회에서 남성들이 겪는 온갖 불평등과 생활의 어려움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소설속 이야기와는 달리 현실속 이야기는 어떠한가? 아직도 육아와 가사에 얽매여 애써 얻은 직장을 포기해야만 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으며, 늦은 밤 길거리를 걷다 납치되어 성폭행당하고 끝내는 살해당하고 마는 여성들. 온갖 불평등에 저항조차 못해보고 그냥 순응하고 살아야했던 여성들이 우리의 현실속에 여전히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이갈리아의 딸들> 이야기의 맨움(남자)들이 불쌍하게 여겨지면 여겨질수록, 그것이 현실 속 여성이야기 임을 깨닫게 된다. 소설 속 맨움은 우리 사회에 소외받고 불평등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수많은 현실 속 여성들인 것이다. 이갈리아라는 말뜻자체가 평등한 땅을 의미한다고 한다. 평등이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모두에게 균등하게 주어져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무슨일이든지 그것을 하려는 사람이 남자이든 여자이든간에 사회의 편견과 소외로 인해 그 기회마저 박탈당하는 사회는 없어져야할 것이다. <이갈리아의 딸들>을 읽음으로써 우리 사회의 평등,남녀문제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