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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7 ㅣ 응답하라
박이정 지음, 이우정 극본 / 21세기북스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뜨겁고 순수했던, 그래서 시리도록 그리운 그 시절. 들리는가? 들린다면 응답하라.
나의 90년대여."
이 한 문장이 주는 강렬하고 아련한 느낌으로 첫장을 펼쳤고 마지막 장을 끝으로 책을 덮었을 때,
가슴 가득 무언가 차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90년대에 고딩들의 삶을 다룬 <응답하라 1997>은 책보다 케이블의 프로그램으로 먼저 만나게 되었는데,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인터넷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것만 보았지 TV를 잘보지 않아 방송으론 만나지
못했다.
그러나 책으로 발간된다는 말에 관심을 가졌는데.. 책을 읽고 나니 방송으로도 보고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아이돌그룹에 열광하는 10대 소녀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담아냈고, 그 시절 10대들의
뜨거운 사랑을 담았는데 읽는 내내 나의 10대 시절이 떠올리는 시간이 되었고,
다시 10대로 돌아간 듯한 기분도 들었다.
[남자가 되어버린 소년과 아직 덜 자란 천방지축 소녀,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이 시작된다.]
이 문장이 이 책을 가장 잘 표현하고있다고 생각한다.
남자가 되어버려 소꿉친구를 더이상 친구로만 생각할수없는 소년과 너무나 가깝고 편한 사이라
그 미묘한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는 소녀..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 보면서 오랜만에 설렘과
두근거림을 느꼈다.
H.O.T.에 푹 빠져 토니에 열광하는 성시원이라던가, 소꿉친구를 짝사랑하는 윤은제,
자신의 동성친구를 좋아하는 강준희..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들은 이 세명인데, 나도 10대 시절에 슈퍼주니어, 빅뱅을 좋아해서
그들의 사진이나 앨범, 영상들을 다운받았던 기억이 나 공감되기도 하고, 열렬히 짝사랑 했던
아이를 떠올리며 윤은제와 강준희의 마음도 이해할수있었다.
십대 여고생이면 누구나 <응답하라 1997>의 주인공들과 비슷한 추억을 가지고 있을것이고,
그러한 유년시절을 떠올리게 만든다.
97년도면 내가 89년생이니까 11살때인데, 친척언니가 HOT에 열광해서 그때부터 아이돌그룹에
관심을 가졌기에 책에 실제 존재했던 그시절 유명했던 연예인이나 이슈들이 공감가고 친근한거같다.
한살 한살 나이를 먹으면서, 선택과 함께 책임을 져야하는 어른이 되가면서 메말랐던
감성을 젖게 만들어주는 책이라 읽는 내내 행복했고, 빡빡한 일상에 한템포 쉴수있는
시간이었던거 같다.
+
이 책은 서인국과 정은지가 그려진 이미지 표지보다 책 자체의 표지가 너무 이쁜거같다.
책을 읽기 전, 아는 인물은 성시원역 밖에 몰랐다.
(서인국과 은지원이 나온다는 것도 알고있었으나 극중 이름은 몰랐다.)
그래서 이미지 표지의 껍데기 안쪽에는 <응답하라 1997> 단체컷에 나온 인물이 누가 윤은제고
도학찬이고, 강준희고 모유정인지 몰랐으나 책을 읽으며 드러나는 성격들에 누가 누군지 대충
짐작할수있었고 검색해보니 확실하게 내가 생각한 인물이 맞았다.
(캐스팅이 정말 완벽한거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