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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니가 지겨워
배수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배수아의 글을 꾸준히 읽고 있다. 최근 읽은 일련의 글 중 '나는 이제 니가 지겨워'는 최고의 작품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유쾌하다는 것이다. 여성분들이라면 - 특히 독신이시라면 - 유쾌함을 넘어서 통쾌함을 느끼셨을지도 모르지만 이정도의 유쾌함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그리고 이 작품은 교훈적이다. 독신 여성, 결혼 적령기라는 기묘한 압력에 시달리는 많은 독신 여성들의 상황을 알 수 있을리가 없는 내게, 또 보통 사람들이 결혼까지 가는 과정을 아직은 잘 모르는 내게 이 작품은 결혼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었다. 아직 그녀의 시선에 대한 판단은 할 수 없지만, 이 사회 어딘가에서는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어저면 의외로 많을지도 모르겠다.

일단의 60년대생 여성작가군의 글들을 읽어보았는데, 단연 배수아의 글이 최고라고 생각한다(최명희 선생님은 몇년생이신지?). 특히 여성 작가의 글에서 흔히 보이는 나르시시즘이 안 보여서 좋았다. 여성작가의 나르시시즘은 그녀들의 페미니스트적인 어조와 대비를 이루며 독자를 당황하게 하니까. 물론 배수아의 글이 페미니즘을 다룬다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페미니즘이 아니라 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계를 그릴 뿐이다. 그런 점에서 특히 어설픈 페미니즘의 공지영보다 훨씬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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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포에닉스 1
김진 지음 / 시공사(만화) / 2000년 6월
평점 :
절판


어렸을 때 한 잡지에서 이 만화의 첫회를 본 기억이 난다. 상당히 오래전의 일이었음에도 푸른 포에닉스라는 제목과 김진이라는 작가의 이름, 이 때 이후 계속 기억에 남아 있었다. 나중에 학교의 만화주간 행사로 김진 선생님이 초대되었었는데, 운좋게 선생님과 함께 술까지 마시며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다. 이야기 도중 푸른 포에닉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었고, 그 후 이 작품은 안타까움으로 남았었다.

그러다 우연히 여기서 이 책의 발매를 알게되어 바로 주문을 했다. 그 옛날의 추억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가슴 한켠이 따뜻해져온다. 별 넷은 오랬동안 남아있던 추억의 몫, 별 하나는 책을 읽어 둔 후의 몫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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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 움베르토 에코의 세상 비틀어 보기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199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에코의 글을 무척 좋아한다. 그의 장편 소설에 그려진 그의 세계 - 그의 고유한 세계라기 보다는 복원된 과거가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 를 거니는 것은 항상 멋지다. 이 책은 소설에서의 그와는 조금 다른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책은 우선 유쾌하다. 하지만 이 세상의 부조리를 비트는 모습에서 유쾌함을 느끼는 자신을 모습을 돌아보며 이내 씁쓸함을 느꼈다. 바보들 속에서 바보가 되어 사는 세상, 어찌 우습지 않을 수가 있고, 씁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세상의 바보라는 표현을 거슬려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여부를 떠나 바보는 바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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商道 1 - 천하제일상 상도 1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최인호의 글을 처음으로 읽었다. 우선은 실망스럽다. 우선 거슬렸던 것은 잘 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문체다. 임상옥의 생으로 들어가면 내가 작가의 문체에 젖어서인지는 몰라도 그런 감이 덜하지만, 초반에는 문장간의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 문장 한문장 끊겨서 읽기는 거북함.

이러한 문체의 문제는 내가 작가의 문체에 익숙치 않아서 일수도 있고, 이태준, 정지용의 문체를 좋아하는 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또 이 작품이 장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간다(물론 장편이라는 점이 문체에 대한 면죄부를 주지는 않을 것이다. 황석영이나 최명희의 글을 보라). 하지만 풀룻 자체만 가지고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 아래에서 어떤 분이 말씀하셨듯이 - 이 정도 이야기는 미니시리즈 대본 수준이 아닌가?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 글은 작가의 자화자찬 - 대충 한국 독자의 수준이 높아서 그런 독자들의 수준에 맞는 글인 상도 같은 작품이 대중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는 식의 이야기였다 - 에 어울리지 않는, 일 이년 기억되다가 곧 잊혀질 베스트셀러일 뿐이다.

그런데 한국독자들의 수준이 정말로 높을까? 김진명의 글을 그렇게 많이 사보는 그 독자들의 수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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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를 웃긴 남자
이경숙 지음 / 자인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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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런 책을 읽기 위해서 귀중한 시간을 썼다니 슬프다. 이 책을 읽고 든 생각은,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것. 도올의 해석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건 아니다. 도올을 둘러싼 한판의 희극을 보고 있자니, 손가락 끝으로 건들어도 부서저 버린 것 같은 우리내의 약한 인문학적 토양이 절실히 다가온다. 결론은 도서대여점에서 빌려보기에도 돈 아까운 책.

한 마디만 더 하자면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고쳐 말하겠다고 창작을 하는 것은 번역이 아니라 부도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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