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세스 3 - 카데슈 전투
크리스티앙 자크 지음, 김정란 옮김 / 문학동네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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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세스를 예전에 중학생 때 읽으려고 시도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는 어렸고 책을 잘 읽는편이 아니어서 두꺼운 '람세스'를 보고 처음엔 흥미롭게 몇 페이지 넘겼지만 금세 제풀에 지쳐 읽는 것을 포기했던 적이 있었다. 나는 그 때 이후로 내가 다시 '람세스'를 읽어보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었는데 우연히 학교 도서관에서 시간을 떼우려고 책들을 구경하다가 '람세스'를 발견했다. 호기심 80퍼센트로 책을 꺼내들고 몇장 넘기다보니 책이 매우 재미있어졌다. 결국 나는 그 책을 대출해서 일주일에 한권씩 읽어냈다. 책이 먼지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 읽을 때마다 먼지가 날리기도 하고 그래서 재채기가 나기도했다. 하지만 책 속의 그 활자들은 머릿속에 콕콕 박혔던 것 같다.

람세스와 네페르타리의 운명적인 사랑과 이집트라는 아름다운 나라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한번도 가보지못한 이집트에 대한 내 상상력을 통해 멋지게 재현되었다. 넘치는 햇빛과 풍부한 곡식 그리고 넘실대는 나일 강은 나를 이집트로 끌어당기는 것 같았다. 여러가지 수식어가 많이 붙었는데 내 환상적인 기분을 표현하기엔 많이 부족한 듯 하다. ㅋ

소설 '람세스'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기보다는 작가의 상상력을 통한 허구가 많이 첨가된 것 같다. 그래서 '로마인 이야기'처럼 분석적이고 논리적이지는 않지만 람세스라는 인물의 카리스마와 이집트의 아름다움 즉, 고대의 이집트를 멋지게 재현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시시각각 이집트 왕실을 위협하는 히타이트제국의 왕 무와탈리스와 그의 동생 하투실 그리고 무와탈리스 왕의 아들과 히타이트의 첩자인 무서운 마법사 오피르, 마지막으로 야심에 불탄 나머지 자신의 본모습을 잊고 동생을 죽음으로 몰아붙이는 람세스의 형 세피르 등 개성강한 캐릭터들 또한 소설의 흥미를 더해주었당.

특히 카데슈전투 부분은 매우 환상적이다. 보통 전투란 지도자와 전우들이 함께 일심동체로 싸우는 것인데 카데슈 전투에서는 람세스가 마치 신처럼 적군을 혼자 쳐부수는 장면이 연출된다. 람세스가 초단시간에 엄청난 수의 적군을 해치워버린다는 내용이다. 아군은 수많은 적군의 모습을 보고도 지도자를 혼자 내버려둔 채 모두 달아나버리고 만다. 조금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만 적군보다 더 두려운 것은 지도자를 저버리는 우매한 아군인 것을 비꼬아 그린 것 같아서 통쾌하기도 했다. ㅋㅋ

소설은 람세스의 초인적인 모습과 그런 그를 감싸고 있는 아름다운 왕비 네페르타리, 그리고 평생을 그에게 내맡긴 깊은 우정의 서기관 아메니등 멋진 조연들로인해 더욱 빛나는 왕 람세스를 잘 그린 것 같다. 앞으로 4권과 5권의 긴 페이지들을 천천히 읽어봐야겠다. 다음 페이지가 더욱 궁금해진당..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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