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구판절판


도대체 뭐가 자신을 혐오하게 만들지?

아마 비겁함이겠죠. 아니면 잘못하는게 아닐까,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하는 영원한 두려움이거나. 몇분 전만 해도 난 행복했어요. 죽음을 선고받았다는 사실도 까맣게 잊고 있었죠. 그런데 내가 처해 있는 상황을 다시 깨닫게 되자, 더럭 겁이 났어요.-97쪽

그녀는 자잘한 결점들과 싸우느라 지쳐 정작 중요한 문제에서는 쉽게 무너졌다. 독립심 강한 여자처럼 행동했지만, 내심으로는 같이 지낼 사람을 열렬히 갈구했다. 그녀가 나타나면 모든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되었지만, 그녀는 대게 홀로 밤을 보냈다. 수도원에서, 제대로 나오지도 않는 텔레비젼 앞에 앉아서. 그녀는 모든 친구들에게 자신이 선망의 모델이라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그리고 스스로 만들어낸 자신의 이미지에 부합하려 애쓰느라 모든 에너지를 소비했다.-98쪽

타인들, 그들을 이해하기란 또 얼마나 어려운지!

좀 더 삶에 개방적인 누군가를 만나면, 그들은 그 사람을 즉각 거부하거나, 열등하고 '순진한' 사람으로 매도하여 상처를 입혔다.

공허, 완전한 고독. 빌레트. 죽음의 앙티샹브르.
-99쪽

미쳤다는 게 뭔지 알고 있냐고 했어요.

그래, 바로 그거야. 이번엔 빙빙 돌리지 않고 바로 대답해줄게. 미쳤다는 건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해. 마치 네가 낯선 나라에 와 있는 것처럼 말이지. 너는 모든 것을 보고, 네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인식하지만 너 자신을 설명할 수도 도움을 구할 수도 없어. 그 나라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니까.

그건 우리 모두가 한 번쯤은 느껴본거예요.

우린 모두 미친 사람들이야, 이런 식으로든 저런 식으로든.
-9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