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 / 부키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가 다시 보호 무역 주의로 회귀하고 있다.

자유라는 달콤한 단어로 개발 도상국들의 경제를 쥐고 흔들었던 선진국들은 어려워진 경제를 다시금 자유라는 것 때문이라고 결론내리고, 자국 우선 주위로 회귀하고 있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데, 한국은 또 다시 강대국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결론은 .. 강대국에서 태어났어야 한다는 ... 좁게 이야기하면 부잣집에서 태어났어야 한다는 참담한 결론 밖에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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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무역은 가난한 나라들의 선택의 자유를 축소시킨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외국 회사들이 자국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외국 회사들을 더 돕는 길일 수 있으며, 17년 동안 적자를 낼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훌륭한 투자가 될 수 있다.

 

프리드먼의 견해에 따르면 황금 구속복을 입고 싶은 나라는 국영 기업의 민영화, 안정된 물가 수준, 정부 조직의 규모 축소, 재정 균형의 달성, 무역의 자유화, 외국인 투자와 자본 시장에 대한 규제 해제, 외환 자유화, 부정부패의 감소, 연금의 민영화 등을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리드먼에 따르면 새로운 세계화 경제에서 성공을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오직 이것 뿐이다. 그가 제시한 황금 구속복은 세계화라는 가혹하지만 상쾌한 게임에 뛰어드는 데 이용 가능한 유일한 의복이다.

 

아편전쟁은 한마디로 자칭 자유 무역의 선도자가 자국의 마약 불법 거래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다른 나라에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이렇듯 (1870~1913년 사이의) 첫 번째 셰계화 시기에 영국의 패권 하에 발전하고 있던 상품, 사람, 돈의 자유로운 이동은 대부분의 시장의 힘이 아니라 군사력 덕분에 가능했다. 그 결과 이 시기에 자유 무역을 실천했던 나라들은 영국을 제외하면 대부분 식민 지배나 불평등 조약의 결과로 자유 무역을 강요당한 약소국들이었다.

 

애덤 스미스는 월폴이 주축이 되어 세웠던 중상주의 체제를 호되게 비판했다. 애덤 스미스의 역작인 국부론은 영국의 중상주의 체제가 절정에 달했던 1976년 출간되었는 데, 이 책에서 그는 보호 관세, 보조금, 독점권 부여 등의 중상주의 시스템이 만들어 낸 경쟁 제한이 영국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은 장기간 지속되어 온 높은 관세 장벽 뒤에 숨어 경쟁국들을 누르며 기술적 우위를 획득하고 나서야 자유 무역을 채택한 셈이다. 사정이 이러니 프리드리히 리스트가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이다.

 

링컨은 유치산업 보호를 강력하게 옹오했던 인물이었던 만큼 미국 공업을 보호한 위대한 보호자라는 명칭까지 달아야 마땅한 사람이다. 링컨은 휘그당의 헨리 클레이 밑에서 정치 경력을 쌓았는 데, 헨리 클레이는 유치 산업 보호(그의 말을 빌면 국내 산업 보호)와 운하 등의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그의 말을 빌면 내적인 개선)로 이루어진 미국 시스템의 창설을 옹호했다.

 

키케로 : 과거에 어떤 일이 이루어졌느지를 알지 못한다면 항상 어린아이처럼 지내는 셈이다. 과거의 노력을 무시한다면 세계는 늘 지식의 유아기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부모들은 아이가 보람 있고 보수가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을 쌓을 때까지만 보호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아이는 크고 넓은 세상으로 나가서 직업을 가지고 자립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

 

보호주의적인 수입 대체 산업화 시기의 성적이 형편없던 옛날에 개발도상국들의 성장률이 현재의 자유 무역 하에서 이룬 성장률의 평균 두 배에 이르렀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개발도상국들에게는 자유 무역이 통하지 않는 것이다.

 

나라마다 가진 기술이 다른 데서 비교 우위가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나라마다 가진 (자본과 노동 같은) 생산 요소 간의 비율이 다른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가난한 나라들의 경우 무역 자유화로 인한 이득이 부자 나라들에 비해 훨씬 불균등하게 분배된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무역 자유화는 경제 발전의 원인이 아니라 경제 발전의 결과이다.

 

개발도상국들의 입장에서는 해외 농산물 시장이 확대되는 것보다 보호와 보조금, 외국인 투자 규제 등을 적절히 사용하여 자국의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개발도상국들이 유치 산업을 장려할 수 있는 도구들의 사용을 포기하는 대가를 치러야만 부자 나라들에 의한 농산물 자유화를 따낼 수 있는 조건이라면 이런 비용은 더더욱 지불할 가치가 없다. 개발도상국들은 자국의 미래를 팔아 눈앞에 있는 사소한 이익을 챙기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이전 가격 조작이란 법인세율이 가장 낮은 나라에서 활동하는 자회사가 가장 높은 이윤을 올릴 수 있도록 초국적기업 자회사들끼리 서로 지나치게 싸거나 지나치게 비싸게 거래하는 관행을 말한다.

 

외국인 직접투자라고 하면 흔히 인텔이 코스타리카에 설립한 새로운 마이크로칩 공장을 떠올리는 데 이런 종류의 투자를 그린 필드 투자라고 부른다. 하지만 외국인 직접투자는 이미 설립한 회사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것을 브라운 필드 투자라고 한다.

 

초국적기업이 필요한 모든 부품은 수입하고 해당 지역 노동자들은 단순한 조립에만 참여시키는 인클레이브( enclave)시설을 세우는 경우는 노동자들은 새로운 기능을 익힐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급 효과 역시 아예 발생하지 않거나, 발생한다 해도 극히 미미한 규모에 그치는 경향이 있다.

 

기업들이 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은 첫째가 투자유치국의 (시장의 크기와 성장과 같은) 시장 잠재력이고, 다음으로는 노동력과 사회간접자본의 우수성과 같은 사항들이다.

 

조안 로빈슨 : 자본에 의해 착취당하는 것보다 나쁜 딱 한 가지는 자본에 의해 착취당하지 않는 것이다.

외국인 직접투자는 경제 발전에 아주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가 얼마나 유용한지의 여부는 진행되는 투자 종류와 투자 유치국 정부가 규제를 하는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향진기업 (township and village enterprise) 중국이 고안한 독특한 기업 형태로 형식적으로는 그 지역 관청의 소유로 되어 있지만, 대개는 그 지역 유력 정치인들의 개인 소유처럼 운영되는 기업.

 

국영 기업은 자연 독점이 있는 분야에도 설립될 수 있다. 자연 독점은 기술적인 조건 때문에 공급자를 하나만 두어야 시장의 요구를 가장 효율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상황을 이른다. 또한 정부가 국영 기업을 설립하는 이유는 국민들 사이에 형평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간 기업에게 맡겨 둘 경우 외진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우편, 수도, 교통 등의 중요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워진다.

 

케인즈는 전체 경제를 운용하는 정부는 개별 경제 주체들이 합리적이라고 여기는 행동 계획을 합산한 정책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의도적으로 다른 경제 주체들이 하는 행위와는 상반되는 정책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뇌물 수수는 부가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이전되는 것이다. 따라서 부정부패가 반드시 경제 효율성과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만일 어떤 장관 혹은 공직자가 자본가로 부터 받은 뇌물을 자본가가 뇌물로 바치지 않았다면 투자했을 만큼 생산성이 있는 다른 사업에 투자한다면 경제 효율성이나 경제 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 경우 차이가 있다면 뇌물 수수의 두 당사자 중 자본가의 재산을 줄고 장관의 재산은 늘어난다는 것. 즉 소득 분배의 문제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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