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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 이외수의 소통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07년 4월
평점 :
여자를 알려고 하지 마라. 수학 문제처럼 풀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니까.
그런데 남자도 마찬가지 아닐까?
좋은 말들의 책이기는 하지만, 어느 순간 부터 이러한 공허한 말들의 나열에는 호응이 가지 않는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순수함이 없어졌기 때문일까? 사회 생활을 오래하면서 어른들이 말은 쉽게하지만, 자기들이 제대로 하는 거 하나도 없음을 알게된 반항심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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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슬픔 없이 벙그는 꽃이 없고, 아픔 없이 영그는 열매가 없다.
여자는 결코 알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부디 탐구하지 말고 그저 모르는 상태로 무조건 사랑하라.
죽어서까지 예뻐지고 싶다는 열망은 죽어서까지 사랑받고 싶다는 열망과 동일하다.
진정한 아름다움이 외모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여자가 드물다.
그래서 시가 되는 여자도 드물다.
자신이 변해야 세상이 변한다는 사실을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나날이 가슴은 메말라가고 다달이 젊은은 시들어간다.
거부 록펠러는 33세에 백만장가가 되었고, 53세에 세계 제일의 갑부가 되었다. 이때까지도 그는 자신의 불행을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55세에 암선고를 받았다. 그리고 암선고를 받고나서야 비로소 자신이 헛살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신의 생사를 걱정하는 인간들보다는 자신의 재산에 관심을 가지는 인간들이 훨씬 더 많았다. 진정한 친구도 없었고 진정한 친척도 없었다. 오직 상속자들만 그의 죽음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결국 그는 재단을 만들어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 버렸다. 그러자 암세포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기적이 일어났다. 그는 물질에 대한 집착을 완전히 떨쳐버림으로써 향년 98세까지 진정한 행복을 구가하면서 여생을 보낼 수 있었다.
도시에서 오래 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냉혹해진다. 하지만 냉혹을 탓해서는 안 된다. 냉혹은 도시에서 오래 살다 보면 저절로 습득되는 일종의 자기방어책이다.
한 여자가 20년이나 걸려 성인으로 만들어놓은 아들을 다른 여자가 불과 20분 만에 바보로 만들어버린다. 미국의 여류 저널리스트 헬렌 롤랜드의 말이다. 남자는 사랑에 빠지면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바보가 되지만 여자는 사랑에 빠지면 십 년 뒤를 내다보는 천재가 된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하나의 세계다. 데미안의 작가 헤르만 헤세의 말이다. 하나의 세계를 만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하나의 세계가 깨져야 한다. 알 속에 갇혀 있을 때는 알 속의 세계가 전부인 줄 안다. 알 바깥에 더 큰 세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래서 알이 깨지는 사태를 두려워한다. 하지만 알 속에는 유한의 세계가 존재하고 알 밖에는 무한의 세계가 존재한다. 무한의 세계로 가기 위해서는 유한의 세계를 버려야 한다. 일단 껍질이 깨지는 아픔을 겪어야 한다. 껍질이 깨지는 아픔을 겪어야 하늘을 비상하는 날개를 얻을 수 있다. 과감하게 현실을 탈피해서 이상에 도달한 사람들은 모두가 껍질이 깨지는 아픔을 겪어본 사람들이다. 껍질이 깨지는 아픔이 두려워 현실에 안주해 있는 사람들은 결코 자신의 힘으로는 하늘을 날지 못한다.
정치가들에게는 정상인으로서의 사고를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소련의 정치가 후르시초프의 말을 빌면, 정치가들은 강이 없는데도 다리를 놓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다리를 놓은 다음에 국민들이 무용지물이라고 아우성을 치면 세금을 더 걷어서 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치가들은 결과적으로 국민들의 평안을 빙자해서 국민들의 고충을 배가시키는 사람들이다.
그대가 남자라면 여자가 시대의 변화에 급속도로 동화되는 현상을 탄식하지 말라. 여자는 항시 불안으로부터 재빨리 도망치고 싶어하는 심리를 간직하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동화되지 못할 때 여자는 막연한 불안을 느낀다. 남자는 두뇌로 상황을 판단하고 대처한다. 두뇌는 느리지만 감각은 빠르다. 시대의 변화에 대한 재빠른 동화현상은 여자들의 불안에 대한 방어기제다. 여자의 불안을 이해하지 못하는 남자라면 여자에게 사랑을 기대할 자격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