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조선미술 순례
서경식 지음, 최재혁 옮김 / 반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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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작가들을 화려하지 않게, 하지만 촌스럽지 않게 표현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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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의 강제 노동을 참아내면 살아남은 레비는 생환 후 자신이 진정한 증언자로서 자격이 있는지를 자문한다. 살아남은 자신들은 우연한 행운, 특권적인 지식과 기술, 처세술로 인해 더 약하고 더 성실한 누군가를 대신해 살아남은 것이다. 진정한 증언자들, 밑바닥까지 추락한 자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가스실에서 죽음을 당한 자들이야말로 진짜 증인인 셈이다.

 

누가 나에게 예술가란 어떤 사람인가? 라고 묻는다면 나는 지상으로부터 20센티미터 정도 떠 있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너무 높으면 자세히 볼 수 없고 현실 속에 파묻히면 좁게 볼 수 밖에 없다.

 

앵포르멜 (Art Informel) : 정치적 주제르 직접 표현하는 것이 아닐지라도 전쟁이라는 가혹한 현실을 배경으로 현대의 인간의 조건을 냉엄히 되묻는 지점에서 출발한 예술 양식. 앵포르멜은 본디 저항의 예술이다. 그런 앵포르멜이 현대 한국에서는 본래의 맥락에서 떨어져 나와 양식으로서 수용되었고, 저항이 아닌 권력으로 전화했다는 말이다.

 

바리데기 : 바리데기는 우리나라 무속에 등장하는 최초의 신. 우리나라 무당들은 바리데기 전설에서 지가한 거죠. 바리데기는 왕의 일곱째 딸로 태어났어요. 나라를 물려주려면 아들이 필요한데 계속 딸이 태어나니까 왕이 화가 나서 신하를 시켜 죽이라고 명령하죠. 신하는 차마 죽이지 못하고 강에다 띄웁니다. 그 공주를 어느 할머니 할아버지가 데려다 키웠다고 합니다. 그런데 왕이 죽을 병에 걸린 거에요. 그런데 딸 중에 누구라도 죽음의 강을 건너가서 생명수를 구해오면 살 수 있다는 말을 듣습니다. 다른 딸들에게 물어보니까 다 거절해요. 그런데 마지막으로 버림받았던 딸이 나서서 가져오겠다고 했어요. 바리데기는 고생 끝에 죽음의 강을 건너갔고 무장생과 결혼해서 애까지 낳아야 했어요. 하지만 결국 생명수를 가지고 돌아와 이미 죽은 아버지의 상여가 나가는 길에 생명수를 뿌려 살려내요. 감도한 아버지는 나라 땅의 반을 주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그 딸은 땅도 필요 없고, 왕도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러고는 죽음과 삶의 경계선에 살면서 혼령을 좋은 곳에 보내는 역할을 맡겠다고 합니다. 바로 무당의 기원이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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