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천재가 된 홍대리 5 (개정판) - 자금조달과 성장의 비밀 천재가 된 홍대리
손봉석 지음 / 다산북스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회계 천재가 된 홍대리

홍대리는 언제부터인가 공부하는 직장인들의 대명사가 되어 버렸다. 회계와 일본어, 컴퓨터를 넘나들며 천재가 되어 가는 홍대리를 닮아야겠다는 욕심에 회계 천재 홍대리라는 책을 샀다.
회계라는 어려운 학문은 돈을 만지는 경리, 재무 팀에서나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직장인이 되어 보니 회계에 대한 지식이 다방면에서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현재 나는 구매팀에 있지만, 회계에 대한 지식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면 거래 업체 선정시 재무제표 분석도 해야 하고, 원가 분석을 할 때는 고정비, 변동비 등 회계 용어를 써야 상사가 보고서에 토를 달지 않는다.
지출결의를 쓸 때면 수선비 비용으로 할 것인지, 자본적 지출 항목으로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고 개인적으로 주식 투자를 할 때에도 기술적 분석은 모른다고 해도 최소한 손익 계산서, 재무제표는 봐야 묻지마 투자에서 살짝 벗어날 수 있다.
이렇게 경제적인 생활을 하는 데 필수적인 회계인데 나는 아직 회계라는 것에 대해 원초적으로 알레르기가 생기고 차변은 괜찮은 데, 대변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자꾸 엉뚱하게 화장실이 생각난다. 그래서 회계에 대해 전문적인 이야기를 할 생각은 없다. 아니 솔직하게 이야기해서 그럴 능력도 안 된다.

회계에 대한 사전적 정의를 찾아 보니, 특정의 경제적 실체에 관하여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에게 합리적인 경제적 의사결정을 하는 데 유용한 재무적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 또는 체계라고 되어있다. 설상가상으로 더욱 어렵다.
나는 회계를 단순히 회사랑 대화하기 위해 필요한 언어라고 정의하고 싶다.
우리가 미국인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영어를 써야 하고, 컴퓨터랑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자바, 비쥬얼, C++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회사라는 무생물체와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이 회계라는 언어라고 생각한다.
구매 업체 선정을 할 때의 이야기를 해보면, A와 B라는 업체가 있는 데, 물건에 대한 단가는 동일하다. 그런데 한 회사는 빛이 많아 금방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게 생겼고, 다른 회사는 빛이 없고 안정적이다. 구매업무에서는 값싼 자재를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안정적이라는 말은 회사의 영속성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회계언어를 모른다면 이런 대화가 될 것이다.
나 : 사장님네 회사 돈 많아요? 부도 나는 거 아니죠
A사 사장 : 에이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우리 회사 돈 많아요. 걱정 마세요.

나 : 사장님네 회사 돈 많아요? 부도 나는 거 아니죠
B사 사장 : 남의 돈 안 쓰는 회사가 어디 있어요. 그런데 무너질 정도는 아니니 믿어주세요.

그런데, 회계 언어를 안다면 이런 대화가 될 것이다.
“사장님네 회사 부채 비율이 얼마나 되시죠?”
“저희 회사의 부채 비율은 50%로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회계를 안다는 것은 학생과 직장인을 구별하게 한다. 회계 언어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객관적이고, 논리적이며 좀 있어 보인다. 회계는 모든 것을 숫자로 치환한다. 그래서 그 사이에 주관적인 생각이 개입되지 않게 보호막을 친다.

앞의 A와 B사의 사장들의 경우를 계속 대입해 보면
A사 사장은 돈이 많다고 했고, B사 사장은 빚이 좀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누구나 A사가 더 안정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사장님께 올리는 업체 선정 사유에 A사가 돈이 많다고 함.. 이렇게 쓸 수는 없다..
회계 언어를 써서 이렇게 쓴다면 사장은 나를 다시 보게 될 것이다 .
“A사의 부채비율이 50% B사의 부채비율이 70%로 둘 다 건전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으나, A사가 B사 보다 안정적임.”

회계는 항상 숫자로 이야기하며, 1원의 차이를 용납하지 않으며, 자산 = 부채+자본 이라는 대전제하에 차변, 대변으로 회사의 모든 시시콜콜한 일들을 규격화한다.
그래서 회계를 좋아하는 사람을 대해 냉정하고, 창의력이 없고,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깐깐한 사람이라고 매도한다.
하지만 회사라는 것이 철저하게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라는 정의를 내리게 되자 회계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회사에서는 수익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냉정하게 추구하며, 딱 부러지게 숫자로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사랑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회사에게 사랑 받고 싶기 때문에 회계 언어를 배워야겠다는 굳은 다짐을 해본다.
“회계는 분명 어려운 녀석이지만, 회계라는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면, 회사와 더욱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워크아웃 판결문>
파인애플의 까칠까칠한 껍질을 벗기고, 먹지 좋게 잘라 놓은 것처럼 회계 천재 홍대리는 어려운 회계를 재미있고 읽기 쉽게 엮은 책이다.
하지만., 내가 정한 기준 5가지 중 어느 하나의 항목에도 부합되지는 못했다.
따라서 회계 천재 홍대리는 중고 판매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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