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라이어 -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말콤 글래드웰 지음, 노정태 옮김, 최인철 감수 / 김영사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 아웃라이어.

성공은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나에게 나타날 것 같기도 하고, 나타나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아웃라이어를 읽고 나서, 내가 성공할 확률이 조금 더 떨어졌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아웃라이어는 나쁜 책이다. 
 내가 지금까지 읽어 온 성공에 관련 된 책들은 내가 열정을 가지고 일 할 수 있는 분야에서 1만 시간을 쏟아 부으면 성공할 거라는 주문과 같은 내용이었다. 하지만, 말콤 글레드웰은 이렇게 나에게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성공에는 운이라는 것도 있어야 하는 데, 운이라는 것은 내가 태어난 시기, 태어난 환경, 나의 부모, 내가 살아온 문화 등에 의해서 복합적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내 노력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거대한 장벽과 같은 것이다.”  


성공의 진입장벽이라고 할까?  일단 긍정적인 것은 나는 4월 생으로, 연초에 태어났다는 것이지만, 아주 부정적인 것은 어머니가 학교를 빨리 보낸다고 7살에 입학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1년이나 성장을 덜 하고 학교에 들어갔다는 말이다. 아이스하키 선수 경우를 따지자면 나는 최악의 요소를 가졌던 것이다. 그리고 부모님과 내가 살아온 환경을 아무리 곰곰이 생각해봐도 모차르트나 빌게이츠처럼 이거다 하는 연결고리를 발견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1만시간을 투자한 것은 잠자는 것 정도? 갑자기 우울해지는 기분이 드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우리 사회에서 성공이라는 단어를 움켜진 사람들을 관심 있게 살펴보았다.
일단은 운동선수들. 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를 1만시간 이상 꾸준히 해왔다는 법칙이 적용된다.  그리고 헌신적인 부모님과 기막힌 타이밍이 존재했다. 만약 히딩크가 한국의 감독으로 부임되지 못했다면, 박지성 선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안철수 교수님도 컴퓨터의 발전과 더불어 바이러스라는 악성 프로그램이 유행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중요한 것은 그 시기에 맞춰서 V3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는 것이지만..
삼성, 현대와 같은 거대 재벌들은 당시 군사 정권 시절에 빠른 국가 발전을 위한 재벌 위주의 성장 정책으로 든든한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만약 지금과 같이 무한 경쟁 시대였다면 그러한 재벌은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  

나는 잠시 멈추어 남이 아닌 나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내가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내가 성공할 수 있는 분야는? 내가 성공할 수 있는 시기는?
내가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아마 0에 가깝다는 결론이 나왔다. 성공의 범주가 어디까지 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사회의 주목을 끌만한 성공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오늘부터 주식시장에서 매일 15%의 이익을 낸다면 한 1년만하면 사람들은 나를 한국의 워렌버핏이라며 떠받들 지도 모른다. 하지만, 워렌버핏도 11살부터 주식을 시작했다고 하며, 집안이 투자에 일가견이 있는 집이었다. 그래서 일까? 내가 산 주식은 항상 떨어지고 팔고 나면 올라 나를 더욱 아프게 한다.  

내가 성공할 수 있는 분야는 진입 장벽이 없는 분야라야 한다.  우선 운동선수는 타고난 신체 점수 미달과 이미 30대를 훌쩍 넘어버린 신체 나이 때문에 불가능하다. 학자나 프로그램 개발자, 전문직 역시 이미 평범한 학력이라는 걸어온 길이 생겨버렸고, 인적 네트워크도 없다. 그렇다면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부자가 되는 길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오고 그래서 한국 사람들이 그토록 재테크에 열을 올리는 구나… 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 성공했다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칭송 받을 수 있는 것은 부동산투자, 주식투자 등을 잘해서 수십억, 수백억의 부자가 되는 방법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투자는 엄청난 위험을 안고 가야 하는 것이기에, 성공을 향해 풀배팅을 한 사람들은 소수는 성공하고 엄청난 대다수는 실패라는 헤어나오기 어려운 나락으로 끝없이 떨어지게 되고 만다. 
아니면, 성공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평범한 1인으로 살아가는 방법이 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아웃라이어를 다 읽고 나서 나는 곰곰이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했다.
우선 성공에 대한 환상을 포기하기로 했다. 분수를 알게 되었다고 할까? 성공이 자기의 노력이 아니라, 자기의 능력에 주위 여건에 세상의 여건이 맞아 떨어져야 하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물론 그렇다고 내 능력이 뛰어나다는 의미는 아니다.^^;)  막연한 성공에 대한 환상을 깨고 그냥 나는 평범한 사람으로 살다가 떠나기로 인생의 가치관을 변경하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그렇게 되니, 거창한 사명까지는 아니더라도 살아갈 재미가 없었다. 그저 먹고 살기 위해 살아가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아직은 더 많은 데..  


그래서 타협점을 찾았다. 재미없는 일은 회사 일로만 한정하기로… 그것은 돈을 벌어야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나는 뛰어난 투자자도 아니고, 부자 아빠를 둔 사람도 아니기에, 내가 벌어서 먹고 살아야 한다. 그렇기에 회사에 나가야 한다. 내가 다닐 수 있는 한, 최대한 구질구질하게라도 회사에서 버티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회사를 벗어나면 철저하게 이기적으로 살기로 했다. 잠도 푹 자고, 보고 싶은 영화도 마구 보고, 컴퓨터 게임도 하고, 여행도 가고, 책도 많이 읽고, 내 마음이 움직이는 데로 살아보기로 했다..

그렇다고 나의 한 살 된 딸에게까지 벌써부터 성공을 외면하고 살게 만들고 싶지는 않은 게 부모의 마음이다.
그래서 딸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는 것을 찾아 1만 시간을 투자하게 환경을 조성해 줄 것이다. 유대인 이민자들이 2세대부터 꽃을 활짝 피웠듯이 말이다.

아웃라이어는 성인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책을 아이들이 읽는 다면 성공에 대한 환상이 산산조각으로 깨져버려 인생의 우울을 만끽하게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인에게는 필독서이다. 아직 피터팬처럼 세상이 노력하면 다 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 자신의 능력은 무한하다. 하면 된다라는 드라마틱한 생각을 가지신 분들은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과 할 수 없는 부분을 깨닫고 나면, 삶의 한 부분을 쉽게 놓을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마음이 편안해 질 것이다. 마치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정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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