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
댄 애리얼리 외 지음, 이경식 옮김 / 청림출판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흔한 제테크 서적인 줄 알았더니, 돈에 대한 철학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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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일해서 번 돈은 공과금이나 생활비 등 책임성 있는 항목에 쓰는 경향이 있다. 그 돈을 진지한 돈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반면 카지노에서 딴 3억 달러처럼 재미로 느껴지는 돈은 더 큰 도박판 같은 또 다른 재미에 지출되는 경향이 있다.

 

지불의 고통 : 뭔가를 얻기 위해 돈을 지불할 때 사람들은 심리적 고통을 경험한다.

지불의 고통 때문에 선불 방식일 때는 보다 많이 지출하고 후불 방식일 때는 보다 적게 지출하며, 개별 항목을 살 때마다 지불하면 지출이 훨씬 줄어든다. 이처럼 지출의 타이밍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것을 소비하기 전에 미리 그 대가를 지불하면 그것을 실제로 소비할 때는 거의 아무런 고통을 느끼지 않게 된다. 소비하는 시점에는 지불의 고통이 거의 없으며, 또한 나중에 지불해야 할 일을 두고 걱정할 필요도 없다. 이것은 그야말로 고통 없는 거래이다. 신용카드 회사들은 지불의 고통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 시간 변동의 착각이라는 도구를 채용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이 착각을 두 번씩이나 하게 한다. (한번은 나중에 지불할 것이라는 느낌이 들게 하고, 또 한번은 이미 지불했다는 느낌이 들게 만든다.) 이런 식으로 신용카드 회사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소비를 즐기도록, 그래서 돈을 거리낌 없이 쓰도록 만든다.

 

이상적이고 합리적인 시장에서는 매도자와 매수자가 상품의 가치를 동일하게 평가한다. 이때의 가치는 효용과 기회비용의 함수로 결정된다. 그러나 실제 현실에서 이뤄지는 대부분의 거래에서는 매물을 갖고 있는 사람이 그것을 사고자 하는 사람보다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자기 조립의 일을 마치고 나면 강한 애착을 느끼고 이것은 우리 물건이다. 우리가 해냈다. 우리는 돈 몇 푼 때문에 이 물건을 내다팔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느낌이 드는데, 이것이 이케아 효과이다.

 

소유효과는 이른바 손실회피(loss aversion)와 깊은 관련이 있다. 이 원리는 사람들이 얻는 것과 잃는 것의 가치를 다르게 평가한다는 것이 기본 개념이다. 즉 동일한 양의 고통과 즐거움이 있을 때 보통은 즐거움보다 고통을 더 강하게 느낀다.

 

사람들은 경제적인 차원의 거래를 하면서 휴면기의 불평을 저마다 가슴에 품고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은 거래 상대방에게 나에게 손해를 끼치면서 이익을 취하려 하지 말라고 말하기를 좋아한다.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성격이 고약하고 타인을 잘 비판한다. 아무리 가치가 높아도 가격이 공정하지 않아 보이면 기분 나빠하며 응징 차원에서 그 제안을 거부해버린다.

 

궁극적으로 보자면 문제는 지식과 숙련된 기술에 대한 대가로는 돈을 쉽게 지불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 기술을 연마하는 데 들어간 세월을 고려해서 기꺼이 지불할 수 있을 만한 액수를 결정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 눈에는 그다지 어려워 보이지도 않는 일에 엄창난 돈을 지불한다는 것만이 보이기 때문이다.

 

투명성(즉,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에 녹아든 작업을 드러내는 것)은 자신이 열심히 일해서 우리 돈을 받아간다는 사실을 볼 수 있게 드러낸다. 어떤 것에 많은 노력이 투입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할 때 사람들은 그것읠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다. 서비스를 사고 파는 데 인터넷이 만만찮게 어려운 매체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온라인 상에서는 사고자 하는 앱이나 서비스에 투입된 노력을 볼 수 없기 때문에 거기에 많은 돈을 지불해야 마땅하다는 생각을 쉽게 하지 못한다.

 

이름 붙이기 (branding)는 기대치를 만들어낸다. 이름 붙이기가 가치에 대한 인식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이름 붙이기는 효과가 있다. 이름 붙이기는 확실히 주관적인 성과에 영향을 준다.

 

만족지연 (delay gratification) : 나중의 누릴 보다 큰 기쁨을 위해 당장의 욕구 충족을 잠시 유예하는 것

 

흔히 있는 일이지만 어떤 것의 가치를 직접적으로 평가할 수 없을 때 사람들은 가격을 가치와 연동시킨다. 달리 뚜렷한 가치단서가 없을 경우에는 특히 더 그렇다.

 

돈도 항공 마일리지와 마찬가지이다. 돈은 인생의 최종 목적이 아니다. 최종 목적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그러나 돈은 행복이나 복지나 인생의 목표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궁극적이며 보다 의미 있는 이런저런 목표가 아니라 돈을 기준으로 이런저런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세일 가격 혹은 깎아주는 금액 혹은 우리가 동시에 다른 것에 소비하는 금액 --> 상대성

돈의 분류, 돈이 속해 있고 지출되는 계정 그리고 그에 대해 우리가 느끼는 감정 --> 심리적 회계

지불의 손쉬움 --> 지불의 고통

어떤 구매물에 대해 맨 처음 보는 가격, 혹은 지난번에 자기가 지불했던 가격 --> 앵커링

자신이 어떤 것을 소유하고 있다는 생각 --> 소유효과와 손실 회피

어떤 사람이 열심히 노력해서 일한 것처럼 보이는 지 여부 --> 공정함과 노력

현재의 유혹에 넘어가는지 여부 --> 자제력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의 손쉬운 가격 비교 --> 돈에 대한 지나친 강조

 

집을 자기 취향에 맞게 리모델링한다고 해서 이 집의 실질적인 판매 가격이 높아지리라고 믿어사는 안 된다. 자기 취향은 어디까지나 자기만의 취향일 뿐이라서 다른 사람들은 이를 다르게 바라볼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집 모델링은 멋진 일이긴 하지만 오로지 자기만 느끼는 집의 가치를 올려줄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현명한 사람은 자기가 어리석다는 것을 알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 지갑을 활짝 열고 모든 의심을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털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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