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1 - 규슈 빛은 한반도로부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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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인식체계에는 장소성이라는 것이 있다. 서울에 앉아서 뉴욕 시내 지도를 보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지만 뉴욕의 호텔방에서 뉴욕 지도를 보면 길과 건물이 선명하게 들어온다. 반대로 서울에 앉아 있으면 한국의 상황이 머리속에 뒤엉켜 있지만 외국에 나가 있으면 한국의 모습이 한눈에 잡힌다.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기는 것이다.

 

신사의 주 건물은 본전입니다. 본전은 신전이라고도 합ㄴ디ㅏ. 여기는 신령을 모시는 곳으로 보통 신관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사의 규모에 따라 부속건물이 배치되는데 기도하는 공간인 배전, 의식무를 추는 신락전, 신사의 관리실인 사무소 등이 있습니다. 아울러 신사의 본전에 이르는 길에는 반드시 도리이, 고마이누,도로, 데미즈야가 있습니다. 도리이는 신성한 영역을 표시하는 출입문으로 요시노가리에서도 많이 보았죠. 우리나라 홍살문과 비슷합니다. 고마이누는 수호상으로 당사자처럼 생겼는데 한자로 고려견이라고 쓰기도 하여 고구려에서 영향받았다는 설도 있습니다. 도로는 봉헌으로 세워진 석등 또는 청동등을 말하며, 데미즈야는 경배하기 전 손과 입을 씻는 세면대입니다. 그런데 아리타 도산신사는 이 모두를 청화백자로 만들어 도자기 고을임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본래 미술품을 보는 눈에는 세 가지가 있다. 학으로 보는 눈, 멋으로 보는 눈, 그리고 값으로 보는 눈이다. 학으로 보는 것은 배움으로 일깨워지고, 멋으로 보는 것은 감성의 훈련으로 이루어지며, 값으로 보는 것은 그 두가지 눈에 상대평가까지 곁들인 것이다. 그래서 재력과 관계없이 비싸도 사는 게 있는가 하면 싸도 안 사는 것이 있고, 심지어는 거저 줘도 안 가져가는 것까지 생긴다. 그게 안목이다.

 

외국 문물이 들어올 때 꼭 좋은 것만 들어오지는 않는다. 서양문물이 들어올 때 몹쓸 성병인 매독도 같이 들어왔다고 한다. 그래서 매독을 일명 나가사키 디지즈 (Nagasaki disease)라고도 한단다.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 역시 서양문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가고시마의 옛 지명은 사쓰마이다. 가고시마의 모든 역사적 영광은 사쓰마번을 다스려온 시마즈 가문에서 나왔다.

시마즈가는 오랜 역사를 지닌 막강한 다이묘였다. 16세기 막번 체제로 들어가면 1만석 이상의 영지를 가진 영주에게 다이묘라는 호칭이 붙여졌는데 이때 약 200명의 다이묘가 있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다이묘는 몇만석 정도를 소유했으며 10만석이 넘으면 큰 소리를 쳤는데 시마즈 가문은 무려 73만석으로 일본에서 둘째로 넓은 영지를 갖고 있었다. 당시 쇼군가는 400만석이었고 ,천황이 쇼군에게 봉록 형식으로 받는 것이 1만석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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