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마무리
법정(法頂) 지음 / 문학의숲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나는 버릴 게 너무 많다. 그런데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것을 살 때 희생된 나의 돈이 아까워서 그런다.

나는 아직 속물인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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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다 지나도록 손대지 않고 쓰지 않는 물건이 쌓여 있다면 그것은 내게 소용없는 것들이니 아낌없이 새 주인에게 돌려 주어야 한다. 부자란 집이나 물건을 남보다 많이 차지하고 사는 사람이 아니다. 불필요한 것들을 갖지 않고 마음이 물건에 얽매이지 않아 홀가분하게 사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부자로 할 수 있다.

 

홀로 명상하라. 모든 것을 놓아 버려라. 이미 있었는지를 기억하지 말라.

굳이 기억하려 하면 그것은 이미 죽은 것이 되리라.

그리고 그것에 매달리면 다시는 홀로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저 끝없는 고독, 저 사랑의 아름다움 속에서

그토록 순결하고 그토록 새롭게 명상하라.

저항하지 말라. 그 어떤 것에도 장벽을 쌓아 두지 말라.

온갖 사소한 충동, 강제와 욕구로 부터

그리고 그 자질구레한 모든 갈등과 위선으로부터

진정으로 온전히 자유로워지거라.

그러면 팔을 활짝 벌리고

삶의 한복판을 뚜벅뚜벅 당당하게 걸어갈 수 있으리라.

 

시간 낭비하지 말라. 네가 숨이 멎어 무덤 속에 들어가거든 그때 가서 실컷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거라. 왜 지금 삶을 제쳐 두고 죽음에 신경을 쓰는가. 일어날 것은 어차피 일어나게 마련이다.

 

모든 것은 끊임없이 흐르고 변한다. 사물을 보는 눈도 때에 따라 바뀐다. 정지해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같은 강물에 발을 두 번 담글 수 없다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러기 때문에 집착할 게 아무것도 없다. 삶은 유희와 같다.

 

두 개를 갖게 되면 하나만을 지녔을 때의 그 풋풋함과 살뜰함이 소멸되고 만다. 이것은 내 지론이다. 어떻게 두 개를 똑같이 사랑할 수 있겠는가.

 

간소하게, 간소하게 살라. 제발 바라건대 그대의 일을 두 가지나 세 가지로 줄일 것이며, 백 가지나 천 가지나 되도록 하지 말라. 자신의 인생을 단순하게 살면 살수록 우주의 법칙은 더욱더 명료해질 것이다. 그때 비로소 고독은 고독이 아니고 가난도 가난이 아니게 된다. 그대의 삶을 간소화하고 간소화하라.

 

사람과 사람 사이도 그렇다. 너무 가까이서 자주 마주치다 보면 비본질적인 요소들 때문에 그 사람의 본질(실체)을 놓치기 쉽다.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늘 한데 어울려 치대다 보면 범속해질 수밖에 없다. 사람과 사람 사이는 그리움과 아쉬움이 받쳐 주어야 신선감을 지속할 수 있다.

 

될 수 있는 한 집 안에서 쓰레기를 덜 만들도록 하라. 분에 넘치는 소비는 더 말할 것도 없이 악덕이다.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것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아예 집 안에 들여놓지 말라. 광고에 속지 말고 충동구매를 극복하라. 가진 것이 많을 수록 빼앗기는 것 또한 많다는 사실을 상기하라. 적게 가지고도 멋지게 살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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