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아프리카 - 정해종의 아프리카 미술기행
정해종 지음 / 생각의나무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나 역시 아프리카에 대해서 막연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을 뿐이라는 걸..

 

아프리카에는 많은 부족들과 많은 문화가 있다는 것을.. 편견을 버리고 공부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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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복지와 진보는 흑인을 비롯한 비백인들의 땀과 시체 위에 세워진 것이다. - 프란츠 파농

 

세계가 만일 100명이 사는 마을이라면 15명은 비만이고, 12명은 기아에 시달리 고 있다. 세계 인구는 대략 65억명이다. 엄청난 숫자다. 이 엄청난 숫자를 100명으로 감안해서 지구를 들여다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일본의 사회운동가인 이케다 가요코가 쓴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3'은 지구에 사는 사람들이 먹고사는 현실을 다루고 있다. 한편 놀랍고, 한편 가슴이 아프다. 세계가 만일 100명이 사는 마을이라면 이들 중 먹고 싶은 것을 골라먹으며 살 수 있는 사람은 16명에 불과하다. 이들 중 41명은 하루 세 끼를 모두 먹지 못 한다. 조금 더 들여다보자. 100명 중 33명의 집에는 냉장고가 없고, 40명은 집 안에 취사시설이 없으며, 16명은 깨끗한 물을 구하지 못한다. 100명 중 37명은 아직도 땔감으로 밥을 해먹고, 100명 중 70명은 이런저런 영 양부족 상태에 있다. 먹고사는 환경은 수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구상에서 평균 수명이 가장 긴 일본의 여성들은 85년을 살지만,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사람들의 수명은 50세 이하다.
물론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먹고사는 문제에 관한 한 상위 20% 안에 든 다. 늘 불평하면서 삶을 영위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지구상에서 행복한 20%에 든다는 이야기다.
상위 20명이 먹는 고기나 우유, 버터의 양을 10%만 줄이면 영양이 부족한 17명 을 구할 수 있다. 부자나라 사람들이 오래 살기 위해 건강보조식품을 사먹는 돈을 식량이 부족한 나라에 보태주면 11명이 굶지 않을 수 있다. - 세계가 만약 100명의 마을이라면

 

그리스 조각상들이 얼굴이 삐딱하다는 것은 바로 옆에서 벌어지고 인간들의 상황이나 어떤 국면들을 바라봄, 즉 인간들의 세계에 대한 관심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것일 것이다. 반면 아프리카의 조각상들이 뚫어지게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건, 고단한 현실적 삶의 공간을 넘어 초자연적이고 절대적인 신의 세계에 이르고자 하는 의지와 욕망의 반영이거나, 신 또는 조상의 거룩한 손길이 깃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사찰이나 교회에서 절대적이고 신성한 존재를 마주 대할 때, 옆을 힐끔거리지 않고 항상 정면에서 바라보아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성스러움은 항상 정면으로 오는 것이다.

 

쇼나 조각가들은 수백 년 전 그들의 조상이 도구를 내려놓았던 바로 그곳에서 도구를 집어든 것처럼 보인다.

 

아프리카 문화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다. 신과의 관계, 인간의 관계, 자연과의 관계 등을 떠나서는 나는 존재할 수 없다. 이러한 관계를 예술로 승화시킨 아프리카인들의 작품을 들여다보면 그들의 영혼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부시먼들에게 문명은 사회를 통합하고 유지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며,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지도 못한다. 그들은 조상  대대로 최소의 물질이 최대의 행복이라는 생각으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라, 나그네에게 괴나리봇짐 말고 또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소유물을 축적하는 순간부터 나그네의 인생은 고달파진다. 짊어지고 가야 할 게 많아지니까. 말하자면 부시먼들은 아주 까마득한 시절부터 사하라 이남을 떠돌아온 아프리카의 나그네 부족이었다. 부시먼들은 야생 열매를 발견하면 씨앗이 될 만큼은 반드시 남겨 놓고, 벌집을 발견하면 꿀을 딸 만큼 큰 것이 아니면 건드리지 않으며, 사냥이나 채집 활동은 그날 먹을 만큼의 양 이상은 절대 들고 귀가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반건조지대의 우물가로 목을 축이러 오는 짐승들은 절대 건드리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조상 대대로 지켜왔다고 한다. 그들은 이웃이나 다른 부족과 갈등이 있어도 절대로 싸우는 일이 없다. 모든 문제는 할아버지가 그랬고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둥그렇게 둘러앉아 대화를 풀어가는 것이 유일한 해결 방법이다. 따라서 부시먼의 역사에는 내세울 만한 전사도 전리품도 없다. 늘 이동하므로 뛰어난 건축물도 없고, 체계적인 종교가 없으므로 성전도 경전도 있을 리 없다. 심지어는 무덤에도 돌 몇 개가 놓일 뿐, 무덤을 다시 찾아오는 법도 없다. 그들은 다만 자연의 법칙 안에서, 자연과 더불어, 자연의 일부로 가장 간소한 삶을 살아왔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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